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 해석

#77.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 제임스 M 케인. 서평(리뷰)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11.
반응형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어두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낸 '느와르 소설'의 창시자, 제임스 M. 케인의 데뷔작. 모순으로 가득한 미국 사회 이면의 욕정과 탐욕을 냉정하게 그려낸 미국 하드보일드 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알베르 카뮈는 데뷔작이자 대표작 '이방인'(1942)을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서 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갈 데 없는 떠돌이로인 프랭크는 작은 간이식당에 들어가 대책 없이 음식을 주문을 한다. 그 곳 주인 닉은 그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고, 망설이던 프랭크는 젊고 매력적인 안주인 코라를 보고 제안을 받아들인다.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 프랭크와 안주인 코라는 닉의 눈을 피해 밀회를 즐긴다. 닉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생활이 성에 차지 않자, 둘은 아무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닉을 없애 버릴 계획을 짜는데….
저자
제임스 M 케인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07.12.28

 

 

 

 가끔 우리는 법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악인을 응원할 때가 있다. 왜 이런 심리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간혹 악인이 주인공인 영화나 책을 보다 보면 처음엔 그들을 욕하다가도 점차 그들이 무사히(?) 악한 행동을 저지르기를 응원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부류의 영화 중 제일 유명한 영화로는 보니 앤 클라이드를 모티브로 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가 있고 한국 영화로는 '끝까지 간다' 같은 영화들이 있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도 이런 부류의 소설이다. 주인공인 부랑자 체임버스는 여느 날처럼 이곳저곳을 떠돌다 어느 한 주유소 겸 식당에 간다. 체임버스는 그곳의 주인인 닉 파파다키스의 눈에 들어 잠시 정착해 일을 시작하고, 곧장 닉의 젊은 부인인 코라와 눈이 맞는다. 응당 그렇듯 젊고 예쁜 코라는 닉과 사랑해서 결혼을 한 것이 아니기에 그에게서 떠나고 싶어 했고, 그녀와 눈이 맞은 체임버스는 그녀와 함께하고 싶어 했으나 돈이 없었다.  때문에 둘이 닉을 죽이고 그 재산을 차지하자는 공모를 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처음 둘은 거의 닉을 죽이는 데 성공할 뻔 하지만 고양이 때문에 닉을 죽이는데 실패하고 큰 상해를 입히고 끝이 난다. 그러곤 닉이 상해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둘은 사랑의 도피를 하려 했지만 험난한 여정 때문에 코라는 짜증을 부리고 다시 주유소로 돌아가게 되고 체임버스는 화가 나 그곳을 떠난다. 프랭크 체임버스는 다시 홀로 이곳저곳을 떠돌다 닉과 코라가 있는 마을로 돌아와 닉과 재회를 한다. 닉은 체임버스를 반기며 말 없이 떠난 이유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다며 다시금 체임버스에게 자신과 함께 일해줄 것을 부탁하고 체임버스는 이를 받아들인다.

 

 비록 한 차례 실패를 했지만 코라와 체임버스는 서로를 보자마자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머지않아 둘은 두 번째 살인 계획을 세운다. 둘은 닉이 계획한 여행 중 그를 죽이기로 하고 닉을 죽이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너무나 딱딱 들어맞는 사고 정황에 오히려 의문을 품은 지방검사 새킷 때문에 둘은 다투기도 하고 서로를 배신하려고 하지만 카츠라는 변호사를 통해 닉의 살인 혐의에서 벗어나 그저 우연한 사고의 피해자로 주유소로 돌아오게 된다. 

 

 

 

 코라와 체임버스가 그 이후 모든 비밀을 지키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았겠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기에 둘은 여러 사건을 겪는다. 사건을 겪으며 둘은 서로 불신하여 싸우다가 또 서로 믿자며 사랑하기를 반복하다 영원한 비밀 유지와 사랑의 결속을 위해 결혼을 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결혼을 하고 떠난 여행지에서 코라는 응급상황을 맞이하고 코라를 급하게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무리하게 운전을 하던 체임버스는 차 사고를 내 코라는 죽게하고 만다. 결국 다시 살인이냐 과실치사냐로 법정에 서게 된 체임버스는 새킷과 카츠와 다시 만나고, 여러 정황과 증거를 종합한 결과 닉과 코라의 살인죄로 교수형을 당한다.

 

 둘의 낭만적 사랑 도피는 범죄가 연루되어 있을지라도 사람들에게 왠지 모를 로망을 준다. 사랑을 위해서 인데 어쩌겠냐는 거다. 이는 철저히 둘의 서사를 기준으로 보았기 때문에 낭만적으로 느껴진 것이다. 만약 닉의 입장이나 다른 타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둘은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무자비하게 그것도 첫 번째 실패한 후 두 번째까지 시도하여 살인을 한 범죄자들이다. 살인의 이유가 사랑이라면 이들은 정신병자다.

 

 주인공이 악인라면 서사는 악인의 입장에서 흘러간다. 그래서 악한 행동을 왜 했느냐에 대해서 자신(악인)만의 정당성이 계속 부여한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말하는 이의 말을 더 믿기 마련이다. 그래서 악인이 서사의 주인공이라면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그를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서사에서는 사랑의 도피이자 사랑에 눈이 먼 범죄자 커플이겠지만, 멀리서 보면 둘은 사랑이 살인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멍청한 커플일 뿐이다. 둘이 닉의 사망 후 행복할 수 없던 것도 범죄는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것임으로 사랑하더라도 결국 서로를 불신할 수밖에 없고, 진실은 악인이 아무리 막더라도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그들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일 재밌는 장면은 마지막 체임버스가 교수형을 당하기 직전의 독백이다. 그는 이 모든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회고록임을 밝힌다. 그의 독백으로 결국 이 소설의 모든 이야기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게 돼버린다. 

 

 체임버스가 정말 코라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녀를 구하려다 사고로 그녀를 죽게 만들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처음부터 닉과 코라를 죽이고 재산을 차지하려던 모략일 수도 있는 것이다. 서사의 힘이라는 것이 이런 것 같다. 서사는 그 주체가 누구고 이를 어떻게 펼쳤느냐에 따라 악인이라도 응원하게 만들고 선인이라도 비난하게 만든다. 요즘 몇몇 사례를 보면 그런 것 같다. 사람들은 팩트체크 팩트체크 라며 팩트가 곧 정의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팩트도 어떻게 서사를 펼쳐가고 서사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충분히 변할 수 있는 것 같다. 

 

서사가 주는 힘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

제임스 M. 케인 -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

 

 

 

 

나누고 싶은 것들.

1. 나도 모르게 응원했던 악인은?

2. 고양이가 두 번 등장하는 것.

3. 새킷과 카츠

4. 사랑을 위해서 비윤리적이거나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있을까?

5. 가족을 위해서 비윤리적이거나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있는가?

6. 체임버스는 과연 코라를 정말 사랑했던 걸까?

7. 서사의 힘을 느꼈던 요즘 근래의 사건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