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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해석

#72. 죽여 마땅한 사람들 - 피터 스완슨. 서평(리뷰) 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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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무더운 여름날이면 이상하게도 스릴러가 끌린다. 오싹한 기분이 들고 싶어서일까. 역시 여름엔 스릴러지. 작년에도 스릴러를 읽고 서평을 쓰지 않았나?라고 생각하고 작년 이맘때 쓴 서평을 보니 설국이었다. 그래도 둘 다 서늘해지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골랐겠거니 생각했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은 전형적인 추리 스릴러다. 테드와 릴리, 미란다, 킴볼 까지 총 4명의 인물 시점으로 교차 서술되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진해된다.
 
 이야기는 테드는 우연히 공항에서 만난 릴리에게 아내인 미란다가 외도하는 것 같다며 아내를 죽이고 싶다는 별것 아닌(?) 말로 시작된다.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은가? 내 입안에 난 입병이 세상에서 제일 커 보이듯 나에게 온 상처는 그 어느 일보다 중대한 일이 된다. 그러기에 테드가 아내인 미란다의 외도를 보고 "아내가 너무 미워서 죽이고 싶다"라는 말도 충분히 할 법한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릴리의 반응은 남달랐다. 릴리는 테드에게 그렇다면 죽이면 된다. 내가 당신을 도와줄 테니 곰곰이 생각해보고 아내를 죽이고 싶은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일주일 뒤에 만나자고 한다. 이후의 서사는 너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생략하겠다.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은 이 소설을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해 찾아봤다. 많은 사람들이 죽여 마땅한 사람이 있는가? 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또 몇몇 사람들은 "릴리를 무작정 욕할 수 있는가?" 라며 그녀의 행동이 나쁘지만 그럴만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들도 하는 것 같다. 
 4개의 시점이 교차 서술되었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릴리다. 아무래도 독자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 한들 아무리 주인공이라도 릴리가 살인을 하게 된 계기가 너무 조악하다. 첫 번째 살해는 고양이다. 자기의 고양이가 해를 입는 것 같아 다른 고양이를 돌로 내리찍어 죽여버린다. 두 번째는 자기를 성희롱한 남자다. 그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받은 릴리는 그 남자를 죽여버린다. 세 번째 살인은 남자 친구인 에릭을 죽인다. 바람을 펴서 자신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는 게 이유다. 네 번째 살인은 브래드다. 브래드의 살해 이유는 자기가 연정을 품었던 남자를 죽여서다. 다섯 번째 살인도 시도하지만 실패로 끝난다. 다섯 번째까지 치면 총 다섯 개의 살해 동기가 나오는데 이 다섯 개의 살해 동기의 공통점이 딱히 없다. 살해 동기에 대해 무어라 설명을 하긴 하지만 조금 구차하다. 
 
 이게 이유라면 너무 조악하다. 차라리 설명을 하지 않는 게 더 나았다고 본다. 누구나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죽여 마땅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무리 거친 사람도 누군가를 죽여도 마땅하다고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는다. 그런 건 사이코패스나 하는 생각이다. 릴리는 그냥 사이코패스다. 
 
 
 
 

 
 
 
 내 생각에 작가는 죽여 마땅한 인간이 있다고 쳤을 때 사이코패스인 릴리가 그들을 죽이고 다니면서 죽어 마땅할 정도의 죄를 지으면 이렇게 큰일이 벌어진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마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의 '안톤 시거'와 같은 상징을 릴리에게 부여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권선징악을 이야기하고 릴리가 죄를 지은 사람에게 다가오는 끔찍한 운명과 같은 상징으로 쓰이려면 책의 제목과 주인공이 바뀌어야 된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 에서 죽어 마땅한 사람들로 그리고 주인공은 릴리에게서 다른 사람들로 바뀌어야 한다. 책은 너무 술술 잘 읽히고 설정도 재미있었지만 가면 갈수록 억측으로 넘긴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마지막에 죽이려다 실패한 킴볼의 에피소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킴볼 죽이기 위해 죽여 마땅하다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한 설정들이 조금 조잡했다.
 
 그래도 이런 작가들을 보면 드는 "가둬놓고 더 잘 쓰게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잘 쓴 작가를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들지만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을 봐도 저런 생각이 든다. 
가둬놓고 글만 쓰게 해도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 죽여 마땅한 사람들 ★★☆
 
 
나누고 싶은 것들.
1. 사이코패스를 다룬 작품들
2. 여름에 볼만한 스릴러
3. 이 책의 2부를 쓴다면?
4. 누군가를 해하고 싶은 생각이 든적이 있는가?(그렇다면 바로 상담을 받아보는게 좋겠다)
 
 
문득 이 서평을 탈고하기 몇 달전에 나온 살인자ㅇ난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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