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 해석

#70.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서평(리뷰) 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8.
반응형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890
“진정한 수수께끼는 보이는 것에 있지, 보이지 않는 데에 있지 않아요.” 본문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금기에 도전한 기념비적 작품. 기막힌 상상력과 재치로 가득한 고전.” ≪가디언≫ “윌리엄 예이츠, 제임스 조이스는 물론, 20세기 성 해방과 스톤월 항쟁에까지 영향을 끼친 작품.” ≪뉴요커≫ 19세기 후반,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유미주의의 기수로서 문화, 예술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오스카 와일드의 유일한 장편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890』이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890』은 이제껏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저본으로 활용되어 온 ‘1891년 판본’이 아닌, 1890년 《월간 리핀콧》에 게재되었던 ‘최초의 판본’을 바탕으로 작업하였다. 그동안 오스카 와일드가 최종적으로 개고하고 단행본으로 펴낸 ‘1891년 판본’을 결정판으로 여겨 왔으나, 최근 퀴어 비평 등 다채로운 연구 성과에 힘입어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첫 원고, 즉 ‘《월간 리핀콧》(1890) 판본’을 둘러싸고 새로운 시각과 관심이 대두하고 있다. 물론 《월간 리핀콧》의 판본조차 당시 담당 편집자이던 J. M. 스토더트에 의해서 “아주 까다로운 독자도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겠다.”라는 미명 아래 500단어가량 잘려 나갔으나, 이번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890』은 과거 무단으로 편집된 부분까지 모두 복원하여 오스카 와일드의 진의(眞意)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리고 초상화가 정중원의 ‘추천의 말’과 함께, 작품 「도리언 그레이」(2022)를 표지 이미지로 삼아 소장본으로서의 가치를 더했다. 그뿐만 아니라 당대의 비평(악명 높은 《데일리 크로니클》 리뷰, 줄리언 호손과 월터 페이터의 비평)과 오스카 와일드의 반응, ‘유미주의 선언문’이라 불리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1891)의 서문까지 망라해서 수록하였다. 그야말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기념비적 위상을 보다 종합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는 귀중한 한 권이다.
저자
오스카 와일드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22.04.29

 

 

 

 오스카 와일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책은 대략  "영원한 젊음을 얻게 된다면?" 이라는 내용이다. 만약 인간이 젊은날에만 가질 수 있는 젊음, 청춘과 순수 그리고 영감과 힘 같은 것을 영원히 유지할 수 있다면 그건 축복일까? 불행일까?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 나오는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얻는 대신 영혼을 받친다는 모티브는 그간 숟하게 반복되어 온 모티브지만 이 책이 다른 점은 자신은 영원한 젊음을 얻는 대신 자신을 투영한 초상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늙고, 흉측하게 변해간다는 점이다. 

 

 도리언은 왜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 청춘과 순수를 갖고 싶어하는 걸까? 그 이유는 그런 것들이 행복에 기초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은 더 확장시켜 생각하면 욕망이 모두 충족된 상태라면 행복한가? 로도 볼 수 있다.  도리언이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건 아니다. 도리언의 저런 행복관에 영향을 준 건 책 초반 헨리 워튼이 도리언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찬미하며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는 뱀처럼 그를 유혹해서다. 그렇다고 이렇게 단번에 사람이 변할 수 있을까? 하는데 헨리 워튼이 도리언을 살살 긁으며 유혹하는 솜씨를 보면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별 생각이 없던 도리언에게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해 찬미를 내뱉어내놓고 정작 도리언이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면 정색을 하며 그건 의미 없고 무서운 말이라 일축한다. 마치 상인이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좋은 면을 계속 이야기하다  "에이.. 이건 근데 파는 게 아닌데.." 하고 말하는 것 같다.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 대해 도리언은 자신이 그토록 되고 싶어 하던 존재이며, 헨리 워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고, 바질 홀워드는 실제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했는데 헨리 워튼의 말솜씨를 보면 오스카 와일드가 평소 어땠을지 안봐도 눈에 훤했다.

 

 오스카 와일드가 직접 세 인물을 언급했듯 이 책은 주요 인물은 세 사람이다. 헨리 워튼은 악의 가치를 대변하는 사람. 바질 홀워드를 선의 가치를 대변하는 사람. 그리고 도리언은 그 둘 사이에서 방황하며 선택을 하는 존재다. 

 

 

 

 초상화와 영혼이 맞바뀐 도리언은 원하던 데로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얻지만 정작 행복은 얻지 못한다. 초상화에 대한 비밀을 들킬까 하는 근본적인 두려움이 있을뿐더러 변하는 자신을 투영하는 초상화가 있기 때문이다. 초상화 덕에 젊음과 영원한 아름다움을 얻었지만 그는 초상화로 인해 불안에 떨며 변하는 초상화와 자신을 비교하며 죄악과 늙음, 젊음에 대해 고민을 하다 자기 초상화(=자신)를 조롱하는 자아분열적인 모습도 보인다. 행복을 위해 자신이 생각한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가졌지만 되려 만족과 행복을 못 느끼기에 도리언은 여러 학문과 사상, 신앙, 향기, 감각, 음악, 보석 등 다양한 것에 관심을 두고 경험을 쌓는다. 그러나 그 어떠한 것도 도리언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그는 결국 마약과 술에 손을 대며 점점 퇴폐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도리언 그레이가 퇴폐적인 생활을 하면 할수록 반대로 초상화의 얼굴은 더 늙고 추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점점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과 주변 사람을 잃는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억제기라고 할 수 있는 바질 홀워드 마저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만다. 바질 홀워드의 죽음은 다시 선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선을 넘어버렸다는 것도 있지만 사랑, 순수, 삶의 흐름, 내면을 중시하는 가치들이 본능적인 쾌락이나 돈, 미와 같은 것에 비해 얼마나 턱없이 약하고 경시되는지를 꼬집는다.

 

 이제 초상화를 그려준 사람 조차 사라졌으니 초상화가 들킬까는 불안도 줄어들어야 하지만 도리언은 좀처럼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더욱더 불안해한다. 도리언이 행복을 찾고 자신의 영원을 유지하면 할수록 그의 주변은 점점 불행해지고 본인조차도 상처 입는다.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는 도리언의 행동 끝판왕은 자신이 사랑했으나 자신 때문에 죽은 연인인 시빌 베인의 남동생이 누나의 복수를 하기 위해 본인을 쫒다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보고 미소 짓는 걸로 방점을 찍는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본인도 타락할 때로 타락한 상태에서 도리언은 절망하고 고민하다 최초 순수했던 자기 모습을 찾기 위해 선함을 추구 하지만 버스는 떠난 지 너무 오래됐다. 다시 순수와 선을 추구하려는 도리언을 향한 헨리는 "도리언, 내 보기에 당신은 변할 수 없소. 당신은 나와 언제나 친구일 거요."라는 말로 도리언이 끝내 변할 수 없음을 암시한다. 도리언은 끝끝내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행복을 찾지 못하고 바질 홀워드를 찌른 칼로 자신의 초상화를 찔러 추한 모습으로 되돌아가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사람들은 욕망의 충족이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한다. 유명한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의 젊음과 인기, 돈, 명예 등등 그 모든 것을 갖게 되면 본인도 행복할 것이라 믿는다. 나 조차도 가끔.. 아니 빈번히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행복은 모든 것이 충족되었다고 해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것이 충족된 상태에서 인간은 되려 더 욕망하고 갈구한다. 인간의 욕망은 한계가 없고 끝없이 갈구할 수밖에 없기에 인간은 항상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날아오르다 이카루스처럼 태양의 분노를 받아 떨어져 파멸한다.

 

 행복의 아이러니란 욕망의 충족이 행복을 가져다 줄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불행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욕망을 부정할 수도 없다. 나는 인간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원동력을 욕망이라 생각한다. 욕망이 없는 인간은 무기력한 존재가 된다. 인간이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하고 오늘과 내일을 살게 만드는 자체가 욕망이기에 욕망을 욕할 수 없다. 진정한 문제는 욕망의 충족이 행복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행복의 개념은 개개인마다 다르며 각자의 만족과 가치가 다르다. 그러나 사회는 젊음, 성공, 소비, 재산, 명예와 같은 외적인 요소의 지표가 충족된 상태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충족되지 않은 사람은 충족되지 않아 불행하고, 충족된 사람도 새롭게 무언가를 욕망하지 않으면 허무와 공허가 찾아와 불행한 것이다. 

 

욕망을 욕망대로 존중하면서도 욕망과 행복을 동일선상에 두지 않고 내면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지만 참 여럽다. 욕망의 충족은 빠른 쾌감과 행복을 주지만 내면의 참된 행복을 발견하는 건 너무 느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먼 길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참된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나 자신과 대화하고 인내하고 탐구해 가는 행위를 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너무 먼 길일지라도.

 

욕망과 행복. 인간 본성의 충돌과 갈등

오스카 와일드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나누고 싶은 것들

 

1. 여러 메타포 (바질 홀워드, 헨리, 도리언, 바질과 도리언을 찌른 칼 등등)

2. 나의 욕망

3. 행복이란?

4.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대화 (선함, 결혼, 사랑, 젊음, 예술 등등)

5. 탐미주의에 대해

6. 어느정도의 외적인 욕망이 채워진다면 행복하겠는가? (돈이 얼마가 있다거나 어느 정도 외모를 갖춘다거나 등등)

7. 오스카 와일드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동일성

8. 욕망과 도덕성

9. 도리언 그레이 처럼 영혼을 팔고 젊음과 미를 얻고 싶은가?

10. 이중성(명성과 악행, 쾌락과 파멸 등등)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