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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해석

#65. 면도날 - 서머싯 몸. 서평(리뷰) 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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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한 젊은이의 여정을 그린 소설『면도날』. '인간의 굴레에서', '달과 6펜스'와 함께 서머싯 몸의 3대 장편소설 중 하나로 꼽힌다. 193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험난한 구도의 길을 선택한 젊은이를 통해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구원'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명쾌한 문체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일리노이 주의 시골에서 평범하게 자란 청년 래리. 하지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친한 동료가 눈앞에서 숨을 거두는 장면을 목격한 뒤로, 그의 삶은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안정된 직장과 약혼녀,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모두 포기하고 인간 존재에 대한 답을 찾아 먼 여행을 떠나는데…. 한편, 래리의 주변 사람들도 저마다 인생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사랑 대신 화려한 생활을 선택한 래리의 약혼녀 이사벨, 대공황 때 빈털터리가 된 재벌 2세 친구 그레이, 운명의 배신을 견디지 못한 꼬마 아가씨 소피 등은 세상과 부딪치며 자신의 삶을 펼쳐 나간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들이 세속적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그것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한다.
저자
서머싯 몸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09.06.30

 

 

 인생의 가치와 목적은 무엇에 있을까? 인생의 가치와 목적을 명확히 정의 내리기엔 인간 개개인은 너무 다르고 심오하며 복잡하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현대까지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가치와 목적에 대해 탐구하고 나름의 정의를 내리는 것 아닐까. 일찍이 자기 인생의 가치와 목적을 찾는다면 정말 좋겠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그렇지 못한다. 대부분은 불현듯 자기 인생의 가치와 목적을 찾기도 하고, 멀쩡히 생활하다 갑자기 인생의 가치와 목적을 찾기 위해 떠나기도 한다. 혹은 평생 동안 탐구하지만 못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머싯 몸의 “면도날” 은 인생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에 대한 작품으로 1차 세계대전 이후 작가 본인을 비롯해 엘리엇, 래리, 이사벨, 그레이, 소피, 수잔 등의 인물들을 통해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처음 소설의 시선은 몸의 친구 엘리엇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어느새 소설은 엘리엇의 조카 이사벨의 약혼남인 래리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몸은 래리를 중심으로 그가 삶의 가치와 목적에 대해 떠나는 여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래리 외 다른 등장인물인 이사벨, 엘리엇, 그레이, 수잔 등등 모든 인물들이 자기만의 인생의 목적과 가치를 찾고 그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만, 래리가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그려지는 건 서머싯 몸이 추구하는 인생의 가치와 목적이 래리와 가장 부합해서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몸이 인생의 가치와 목적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 그저 자기에게는 래리가 추구하는 인생의 가치와 목적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넌지시 던질 뿐이다. 몸은 등장인물들을 통해 각각의 개인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탐구하고 자기만의 가치와 목적을 찾아 그에 맞게 삶을 살아간다면 그것이 각자의 성공이자 정의라 말한다. 작가는 이를 친절하게도 책의 끝 부분에 직접 말하기도 한다.

 

 

 

 

 이 책에는 총 두 번의 중요한 죽음이 등장한다. 첫 번째는 책의 시발점이 되는 주인공 래리의 동료 비행사의 죽음이다. 래리는 세계 1차 대전에서 자신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동료를 계기로 전쟁에 대한 회의, 삶의 허무함을 느낀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약혼녀인 이사벨과 파혼을 하고 인생의 가치와 목적을 찾기 위한 일련의 여행과 탐구과정을 갖는다. 탄광에서 고된 노동을 하기도 하고, 코스티라는 남자와 동행하며 철학에 대해 논하고 인도에서 수련을 하며 종교에 대한 고찰도 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인생의 가치와 목적을 탐구한다. 중간중간 몸은 래리와 잠깐씩 자리를 갖지만 그때마다 래리는 아직까지 자기만의 인생의 목적과 가치를 찾진 못한다.

 

그런 와중에 두 번째 죽음이 등장한다.

 

 바로 소피의 죽음이다. 이 책의 인물 중 유일하게 소피는 인생의 의미나 가치, 목적을 찾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젊은 시절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이를 잃은 후 인생의 목적과 가치를 잃고 무의미한 삶을 산다. 그러다 우연히 그녀는 몸과 래리, 이사벨, 그레이와 조우한다. 래리는 책의 초반 불면증에 시달리는 그레이를 성심성의껏 도울정도로 자기 인생을 탐구하는 것 못지 않게 타인을 도우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그런 래리에게 소피는 돕고 싶은 대상이자 자기와 같이 생의 목적을 다시 찾기 위한 동반자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기에 래리는 소피를 도우려 했고, 자기의 여정을 포기하면서까지 그녀와 결혼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소피는 끝끝내 방황하고 혼란스러워 하다 래리와 파혼하고 도망쳐 버린다. 그리고 래리는 다시 스페인 세비야에서부터 인도까지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해 다시 여정을 떠난다. 그 끝에서 래리는 자기 평화와 진실한 자기 탐구 그리고 내적 가치(인내, 평온, 자비, 금욕)를 자기 인생의 가치와 목적으로 찾아낸다. 자기 인생의 가치를 찾아낸 래리가 마침내 완성이 되는 건 소피의 죽음을 듣고 나서라 생각한다. 소피의 죽음을 통해 래리는 마지막 각성을 한다. 인생의 가치를 찾기 위한 탐구는 오직 자신에게 달려 있으며 타인이 대신 결정하거나 같이 탐구해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래리는 소피의 죽음으로 오롯이 자기 삶을 탐구하고 내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래리뿐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들도 나름의 가치와 목적을 찾는다. 이사벨은 가족과 사랑에서 인생의 가치를 찾았으며, 그레이는 사회적 지위와 부의 획득을 인생의 가치로 찾았다. 엘리엇은 사회적 지위와 품격에 대한 것을 자신의 가치로 삼아 삶을 살았다. 이들 모두가 일반적인 시선에서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각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생의 가치를 찾아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는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왠지 현대인들은 래리가 추구하는 인생의 가치가 굉장히 순진하고 철없다고 느낄 것 같다. 

 

무적의 말이 있지 않은가. "그것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지. 돈이 없어봐." 라는 말.

 

 물론 돈도 중요하다. 몸과 래리도 돈의 가치. 즉 외적인 가치를 무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래리가 자신의 재산을 모두 버리고 떠나긴 했지만, 떠나서 그는 여전히 돈을 벌어서 살아가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 몸도 재산을 다 버리고 떠난다는 래리를 보고 힐난하기도 한다. 다만, 몸과 래리는 이러한 모든 것들이 내면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수적인 것일 뿐 그 자체로 가치 있다고 느끼지 않을 뿐이다.  그들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내적인 가치와 외적인 가치의 비중을 따지면 6:4 정도인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 모두를 고려해 살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외적인 것들만 추구하면 내적인 만족감이 부족해지고, 내적인 것만 추구하면 외적인 성취감이나 만족감이 부족해진다. 결국 균형이 제일 중요하고 한쪽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는 게 중요한데, 어느 인간이나 딱 반반이 될 순 없고 어느 한쪽이 좀 더 기울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몸과 래리는 내적인 가치가 조금 더 우세할 뿐이다.

 

 책의 끝에서 등장인물들은 모두 흩어졌지만 그들은 각자의 인생에서 나름의 가치와 목적을 찾고 그에 따라 삶을 이어간다. 비록 이들이 영영 함께하거나 만나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그들은 같이 만났던 경험과 나누었던 말들에서 서로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 주었고, 서로가 자기 인생의 목적과 가치를 탐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요즘 흔히 인간 관계에서 손절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인생의 가치나 목적이 다르다고 해서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쉬이 관계를 단절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관계는 서로에게 좋던 좋지 않던 다양한 경험과 가치를 전달해 준다. 그러므로 인간은 상대를 이해하고 나를 이해하며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래리를 주인공으로 두었지만 책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자기 인생의 목적과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서로 다른 선택과 생각을 가진 인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에서 자기 인생 목적과 가치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 고로 래리가 표면상 주인공이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왠지 이제서 보니 몸의 생각처럼 모든 등장인물과 래리가 서로에게 그랬던 것처럼 훗날 래리는 어디에선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인생의 목적과 가치를 탐구하려는 자에게 영향을 주어 그들이 자기 인생의 가치와 목적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 만 같다.

 

서머싯 몸과 함께하는 인생의 목적과 가치에 대한 탐구.

삶이란 자신이 탐구한 인생의 가치와 목적에 따라 살아가는 것 아닐까.

면도날 - 서머싯 몸 ★★★★☆

 

 

나누고 싶은 것들.

1. 소피는 왜 그런 부도덕한 행동을 했을까.

2. 나와 가장 가까운 등장인물은?

3. 서양인의 오리엔탈리즘.

4. 내 인생의 가치와 목적

5. 이사벨의 행동. (그레이와 결혼하고도 래리에게 욕정을 느낀 점, 소피를 구렁텅이에 빠트린 점 등등)

6. 소피 죽음의 의미

7. 각 등장인물들의 인생 가치와 목적에 대해

8. 내면의 가치와 외면의 가치

9. 삶에서 중요한 것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고통이나 어려움은 무조건적으로 감수해야하는 것인가.

10. 종교의 허상과 신, 윤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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