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돈을 대가로 젊은 사람의 몸을 빌리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생계를 위해 자신의 몸을 빌려주고 돈 벌려고 하는 젊은이들도 있죠.
자! 오늘은 서로 가지고 있지 않을 것들을 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리사 프라이스의 스타터스 입니다.
배경은 가깝고도 먼 미래. 인류의 수명은 200살까지 늘어나고 기술은 발달했는데, 세계는 더 혼란스러워졌고 결국 전쟁이 벌어집니다. 전쟁에 사용된 생화학 무기로 인해 먼저 백신을 투여받은 취약계층 즉 노인층과 청소년 계층을 제외한 중간 나이대의 사람들은 모두 죽게 됩니다. 전쟁이 끝나고 세계는 70세~ 200세 사이의 노인(엔더)과 0 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스타터)으로 나이 계층이 나누어집니다. 청소년들보다 이미 많은 부를 가지고 있던 노인 즉 엔더들은 자신들의 부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무력과 법을 통해 청소년들의 취업을 막고, 보호자가 없는 청소년들을 붙잡아 수용소로 보내는 등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일을 했습니다. 보호자가 없는 청소년들은 수용소로 끌고 가려는 엔더들을 피해 더러운 뒷골목이나 위험한 폐허를 전전긍긍했습니다. 그들의 생계를 뺏은 것으로 모자라 엔더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젊음을 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엔더들은 연구를 통해 스타터들의 몸을 빌릴 수 있는 기술을 발견했습니다. 바디뱅크. 부유한 엔더들은 바디뱅크라고 불리는 곳을 통해 가난한 스타터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그들의 몸을 적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동안 빌려 생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주인공인 캘리 또한 다른 스타터들과 다를 바 없이 보호자가 없는 스타터입니다. 캘리는 남자친구인 마이클과 동생인 타일러와 함께 길거리를 전전 긍긍합니다. 보호자가 없다 보니 언제 어디서 그들은 엔더들에게 끌려 수용소로 갈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굶주림은 계속되었으며 하나뿐인 동생은 아프기까지 합니다. 캘리는 어쩔 수 없이 돈을 벌기 위해 바디 뱅크로 갑니다.
캘리는 바디뱅크에서 하루 그리고 일주일을 엔더에게 몸을 빌려주게 되고 아무런 일도 없자 마지막으로 한 달 자신의 몸을 빌려주고 바디뱅크와 계약을 끝내려고 합니다. 지난번처럼 자고 일어나면 다시 돌아와있겠지라고 생각했던 캘리는 "쿵. 쿵. 쿵" 하는 소리를 듣고 갑자기 눈을 뜨게 됩니다. 캘리가 일어난 곳은 바로 클럽 안. 평소라면 바디뱅크에서 일어났어야 했는데, 왜 캘리는 이곳에서 깨어난 걸까요? 이곳이 어디냐고 묻는 캘리의 질문에 주변 사람들은 캘리가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고 무시합니다. 캘리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바디뱅크로 가려고 합니다. 그때 머릿속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옵니다. '캘리 바디뱅크로 돌아가면 안 돼'
머릿속에서 캘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수상한 사람은 바로 캘리에게 몸을 빌린 엔더였습니다. 엔더는 캘리에게 알 수 없는 말을 하는데, 또다시 캘리는 정신을 잃고 맙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캘리는 다시 눈을 뜨게 되고 자신의 몸을 빌린 엔더에게서 편지를 한 통 발견합니다. 편지는 바로 몇몇 엔더들이 스타터들의 몸을 영원히 뺏기 위해 술수를 부린다는 것.
그때부터 캘리는 이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캘리는 어쩌다 갑자기 눈을 떴고 캘리의 몸을 빌린 엔더는 캘리에게 이런 사실을 왜 이야기해주는 걸까요? 과연 캘리의 운명은? 그리고 엔더들은 스타터들의 몸을 어떻게 영원히 빼앗으려는 걸까요?
리사 프라이스의 소설 스타터스입니다.
개그맨 김경식 씨가 진행하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은 죽은 영화도 살려낸다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재미없는 영화도 김경식씨가 소개하는 영상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영화 버튼에 손을 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이 그렇다. 김경식씨 정도가 아니면 이 책을 살려낼 수가 없다. 이 책은 매우 흥미롭고 독특한 소재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 잡는다. 문장구조와 서사도 간단해 술술 읽힌다.
반면에 약간 허술한 짜임새와 빈약한 마무리, 뜬금없는 로맨스가 중간중간 맥을 빠지게 만든다. 긴박한 와중에도 상대 남자를 평가하고 설렘을 느끼는 주인공. 어딘가 항상 아픈 주인공의 동생 그리고 힘들 때 함께 했던 과거의 남자친구와 새롭게 만나는 남자친구와의 비교 등.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한 번 읽은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하고 떠오른건 헝거게임.
헝거게임과 이 책의 다른 점이 있다면 소재 정도다. 로맨스 소설을 쓰고 싶었던 것이라면 좀 더 세밀한 감정묘사나 타당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의 로맨스는 좀 처럼 공감하기 쉽지 않다. 이후에 나오는 몇 가지 상황들도 억지로 갖다 붙인 듯한데, 많은 액션 영화에서 개연성이 부족할 때 쓰는 기법과 같다.
영화에서는 차라리 "너네 이거 알지? 설명 안 해도 되지? 대신 액션은 멋있게 뽑아내 볼게 봐봐"라며 액션 장면을 멋있게 혹은 CG를 기가 막히게 쓰기라도 하지 이 책은 개연성은 좀 빈약하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가 아니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했다. 벌려놓은 판을 정리하지 않고 무언가 어영부영 넘어가는 듯한 느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 설명을 하지 않는 것들. 중요한 캐릭터처럼 등장시키고 허무하게 처리하는 방식 등. 마무리에 맥이 빠졌다.
책의 후속편이 있다곤 하는데, 좀 처럼 후속편을 구매해 읽을 용기는 나지 않았다. 색다른 소재로 나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였으나 자극뿐이었다. 스타터스에서 생각나는 문장이 없다. 책 속의 의미는 찾아보면 많이 있을 수 있다. 가령,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학교 기숙사 건축 문제처럼 세대 간의 경제적, 사회적 이권을 가지고 대립하는 많은 것들이다. 근데 이런 것들 조차 너무 대놓고 드러내기 때문에 약간 조악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최악이라는 건 아니고 단지 내 취향과는 좀 거리가 멀다.
누군가는 좋아할 수 있고, 누군가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나는 잘 모르겠고
리사 프라이스 - 스타터스 ★☆
나누고 싶은 것들.
1. 젊음을 원하는 노인과 돈 때문에 그 젊음을 바치는 젊은이에 대해
2. 본인이 좋아하는 SF , 판타지 소설
2018.10 - 작성
2022.08.04 - 1차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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