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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해석

#51.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 - 리안 모리아티. 서평(리뷰) 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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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허즈번드 시크릿》,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의 저자 리안 모리아티가 매력적인 다양한 캐릭터와 제한된 배경, 쫄깃한 긴장감, 적절하게 숨겨진 복선과 반전을 통해 사랑과 상실, 아픔, 좌절로 고군분투해야 하는 인생이라는 미로 속으로 능숙하게 독자들을 데리고 가는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아홉 명의 낯선 사람들이 어쩌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완벽한 타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다소 역설적이지만 늘 외로움을 느끼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우 필요한 희망을 선물하는 주제가 담긴 소설이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로 이름난 최고급 건강휴양지 ‘평온의 집’. 이곳으로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아홉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일상을 짓누르던 스트레스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명상과 수련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기꺼이 차도, 휴대폰도 허용되지 않는 열흘간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이제부터 외부 세계와 접촉하거나 일탈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여기서 시키는 대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서로를 알아가기만 하면 된다. 그들 중에는 한때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지금은 한물 간 중년의 로맨스 소설가 프랜시스 웰티가 있다. 몸과 마음 모두 지친 상태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을 찾은 프랜시스. 그녀는 그 즉시 여기에 모인 낯선 손님들에게 흥미를 느끼지만, 겉보기엔 그 누구도 이런 휴양지가 필요해보이지 않는다. 과연 저들은 대체 왜 이곳을 찾아온 걸까? 그리고 이 낯선 이방인들을 특별한 사명감으로 지켜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베일에 가려진 채 묘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평온의 집 원장, 마샤. 매혹적인 겉모습 뒤로 어둠을 감추고 있는 평온의 집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프랜시스는 모든 의심을 떨치고 평온의 집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몰두해야 할까, 아니면 가능할 때 하루라도 빨리 도망쳐야 할까? 열흘 후, 과연 아홉 손님들은 자신들의 바람대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이 집을 나갈 수 있을까?
저자
리안 모리아티
출판
마시멜로
출판일
2019.10.25

 

 

 

 

 삶, 관계, 꿈 등에서 균열이 생길 때 사람들은 극적인 경험이나 명상, 기도를 통해 극적인 변화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변화를 원할 때 사람들은 어딘가로 떠나거나 무언가를 한다. 건강원이나 템플스테이를 가고, 사막이나 극지방을 찾아가거나, 평소라면 엄두도 못 낼 위험한 스포츠를 즐기거나 어떤 무언가에 도전하기도 한다.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에 나오는 아홉 명의 인물들도 변화를 원해 '평온의 집'을 찾아간다. 평온의 집 주인 마샤는 직원인 야오, 딜라일라 등과 함께 평온의 집에 찾아온 손님들을 정화(?) 시켜 준다. 프랜시스를 시작으로 벤과 제시카, 나폴레옹, 헤더, 조이, 토니, 라스, 카멜까지 9명의 인물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변화를 위해 평온의 집으로 간다. 평온의 집에서 아홉 명의 인물들은 각자 변화를 원하게 된 사연들을 조금씩 오픈하며 다른 건강원과 다를 바 없는 명상과 치료를 받으며 정화되어 가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마샤는 점차 이상한 방식의 그들을 치유하기 시작한다. 아홉 명의 사람들은 마샤의 이상한 치유 방법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그에 따르며 점차 정화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치유 방법이 단계를 지날 수록 마샤는 점점 더 기괴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치유 하는데 처음엔 마샤를 믿었던 사람들은 그녀의 이상한 치유 방법에 의문과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아홉 명의 인물들이 과연 정화되었을까?

마샤는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

 

 



 책의 제목을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이라고 지은 것을 보고 처음엔 각기 다른 아홉 명의 인물처럼 보이지만 결국 "우리는 완벽한 타인이 아니다. 우리 모두 각자 다른 방식으로 상처 받았지만 다같이 껴안아야 한다" 라는 결론으로 치다를 것을 예상했다. 책 내용도 대충 그런 식으로 흘러갔다. 작가가 의도한 바도 ‘사람은 결국 사람으로 치유된다. 나만 힘들고 다른 이들은 다 행복해 보이지만 사실 우리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힘들어 한다. ’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국내를 제외한 외국의 표지를 살펴보면 다른 색의 돌들이 균형을 이루거나, 각기 다른 색이 어우러져 있는 있는 이미지를 표지로 썼다.

삶은 결국 껴안을 수 있는 다른 사람으로 치유되는 것.

 

근데 그것을 말하기에는 개연성이 조금 부족하다. 아홉 명의 이야기는 얼핏 어우러져 보이고 이어져있어 보이지만 너무나 제각각이고 인물들의 비중도 차이도 너무 커서 굳이 아홉 명의 인물들을 전부 소개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의 반전은 참신하긴 했지만 반전으로 인해 이 책의 정체성은 더 흐려졌다. 내 예상과 다르게 책의 결말은 이상한 치유법을 쓰던 마샤는 점점 더 미치광이처럼 날뛰며 사람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다 사건 사고 끝에 감옥에 가고사람들은 어찌저찌 큰 충격 때문에 치유가 된다. 끝에서 마샤는 감옥에서 나와 건강원을 그만두고 사기꾼(?)으로 변모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런 결말이라면 책의 주제는 "삶의 균열이 일어날 때 치유할 수 있다고 하는 명상이나 극적인 경험들은 다 개똥철학이고 삶과 관계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데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 내용이나 책의 마케팅 포인트는 "삶은 결국 서로 끌어 안는 것"에 가까웠기 때문에 결말이 너무 혼란스러웠다. 차라리 이 소설을 스릴러라고 표현하고 결말을 비참한 살인사건으로 만들거나 다른 방식으로 풀어갔으면 더 재밌었지 않을까 싶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이혼녀, 로또로 벼락부자가 된 부부. 성형과 SNS 중독인 아내와 무관심한 남편, 은퇴한 스포츠 선수, 아이를 갖고 싶어 하지 않는 성소수자, 아들을 잃은 가족, 남성편력이 있는 소설가, 자식들과 남편이 떠나 혼자 삶을 사는 싱글녀.

 

전부 독특한 캐릭터들이 왜 이리 진부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작가는 도대체 뭘 쓰고 싶었던 걸까.


반전이 아까운 비슷한 타인들.
리안 모리아티 -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




나누고 싶은 것들.

1. 어떤 때는 진부하고 어떤 때는 특별할까
2. 예술의 영역
3. 치유를 위해 불법을 행해도 되는가
4. 삶과 관계의 균열이 일어날 수 있을 때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2021 - 작성
2022.10.26 - 1차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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