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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해석

#37.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서평(리뷰) 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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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펴낸 첫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의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의 살인사건과 문명의 수혜를 받지 못한 채,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의 성장담을 한 줄기로 엮어낸 작품이다. 어느 가을 아침, 마을의 인기 스타 체이스 앤드루스가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마을 주민들의 의심은 습지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에게 향한다. 사람들은 카야를 야만인이라 여겼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랫동안 자연을 벗 삼아 삶의 교훈을 스스로 깨친 카야는 누구보다도 예민한 감성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생을 유지하던 카야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오고, 마을 청년 둘이 그 독특한 매력에 끌려 다가온다. 으스스한 야생성과 마술적인 매혹을 한 몸에 지닌 카야, 거부할 수 없는 남성적 매력을 지닌 체이스, 습지를 이해하는 완벽한 짝 테이트. 그저 순리대로 흘러갈 것 같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급류를 만나고, 상상도 못 할 반전으로 치닫는데…….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고 연구 성과를 정리한 논픽션 세 편으로 이미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친 저자의 특이한 이력은 습지의 생태 묘사에서 힘을 발휘한다. 더불어 여성의 독립, 계급과 인종, 자연과 인간의 관계, 진화적으로 바라본 인간의 본성, 과학과 시 등 예리하게 던지는 시의적절한 화두들은 이 이야기의 매력이 단순히 재미에 머물지 않음을 증명해 보인다.
저자
델리아 오언스
출판
살림
출판일
2019.06.21

 

 

 책은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의 습지를 배경으로 카야라는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죽음까지를 그린 이야기다. 이야기는 초반 부분 카야가 사는 신비로운 늪지대의 묘사로 시작해 메인 사건인 살인사건까지 과거와 미래 시점이 가파르게 교차되며 점점 현재로 수렴해 나가며 그 와중에 주인공의 성장과 사랑, 사건, 죽음이 있다. 모든 이들에게 버림을 받았던 주인공과 미래의 어느 시점에 살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와의 연관성이 책의 주된 사건이자 흡입력 있는 요소다.





 그러나 흡입력 있는 서사, 다양한 떡밥과 다르게 결말은 허무하고 개연성이 부족했다. 카야는 어린 시절 가족 모두에게 버림을 받고 혼자 습지에서 살아간다. 습지에서 살며 점핑을 비롯한 여러 인물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전전긍긍 살아간다. 혼자 살아가던 카야는 자신이 예전에 한 번 본 적이 있던 테이트라는 잘생기고 똑똑한 남자에게 글을 배우고 연애 비슷한 것을 한다. 둘은 함께 교류하며 점점 가까워지지만 응당 그렇듯 테이트는 큰 꿈을 쫒아 카야와 떨어져 더 큰 도시로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난다.

 이후 등장하는 것이 미래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인 체이스다. 체이스는 테이트 이후 카야와 '진짜 연애' 라는걸 하는데 책에는 체이스가 카야를 단순 여흥 거리로 만났는지 아니면 진정 사랑했는지 알 수 없게 묘사를 해 놓았다. 체이스의 행동은 카야를 여흥 거리로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카야가 준 물건을 꼭 간직하고 있는 점이나, 카야에게 거짓말하고 다른 여자와 있는 것을 들켰을 때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은 모습은 진정 사랑하는 건 아닐까? 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체이스 또한 카야와 결별한다. 이 책에서는 카야와 다른 사람들을 다른 계층처럼 묘사해놓았는데, 체이스가 카야를 정말 좋아했던 여흥거리던 어떤 이유로든지 간에 그 계층 차이의 이유로 체이스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 결국 또 다시 혼자가 된 카야는 홀로 습지 생활을 이어가다 공부를 마치고 더 성숙해져서 돌아온 테이트의 등장으로 그와 사랑에 빠질 듯 안 빠질 듯 감정을 교류한다. 테이트는 어린 시절 카야에게 많은 도움을 준 것처럼 어른이 돼서도 많은 도움을 준다.

 책의 소개글을 조면 '여성의 독립', '계급과 인종'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카야는 여성의 독립이라고 보기엔 어렵지 않나 싶다. 카야는 자연인으로써의 독립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여성의 독립이란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여성으로서 투쟁하여 얻는 독립을 말한다. 카야는 여성의 독립이라고 보기엔 자연인으로써의 독립이 더 잘 어울린다. 또한 카야의 성장이 과연 테이트 도움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독립이라는 설명 자체가 적절한지도 잘 모르겠다.
굳이 카야의 성장과 독립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요소라 치면 습지에서 생활하며 얻은 지식으로 책을 냈다는게 있겠지만 약간 부족한 것 같다. 미래 시점에 체이스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어 수사가 시작되는데 보안관이 카야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재판을 치르게 되는데 과정 또한 석연치 않다. 카야가 죽인 것 같다는 심증은 있지만 무죄라는 증거들은 차고 넘치기에 결국 카야는 무죄 선고를 받는다 그러나 카야는 체이스가 항상 가지고 있다 죽은 뒤에 사라진 '카야가 준 조개 목걸이'를 가지고 있다. 조개 목걸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결국 카야가 체이스를 죽인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습득하게 되었는지 도통 알 수 없다. 무죄 판결이 난 이후 카야는 테이트와 급속도로 더 가까워지고 사랑에 빠져 평생을 같이 하게 되고 노스캐롤라이나는 인종이나 계급 여성의 차별이 없는 마을로 변화해간다.



 책의 개연성이 부족해 후반부의 뒷심이 부족하다. 과거와 미래를 교차 서술하며 어떠한 특정 사건을 끌어들여 관객몰이를 했지만 매듭을 제대로 짓지 못해 허무한 느낌이 들었다. 약간 우당탕탕 끝냈다라는 느낌이랄까?

이 책의 마케팅 요소인 과학과 시를 노래한 책, 여성의 독립 이라는 느낌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중간중간 생물학과 시가 나오긴 하지만 책과 어울렸나라고 생각해보면 물음표가 남는다.


델리아 오언스 - 가재가 노래하는 곳 ★☆


2019- 작성
2022.09.26 - 1차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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