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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해석

#34.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서평(리뷰) 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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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독일의 대문호인 저자가 25세 되던 해 봄, 이미 약혼자가 있는 샤로테 부프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를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절망하고 고통스러워하던 당시의 심정과 남편이 있는 부인을 사랑하다 자살한 친구의 이야기를 연결해 쓴 작품.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출판
민음사
출판일
1999.03.20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도 이해받지 못하는 삶이란 얼마나 황폐할까. 최근 웹툰에서 유명해져 드라마까지 나온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의 제목은 장 폴 사르트르의 이론에서 나왔다고 본다.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라고 했다. 인간은 주체성과 자유를 가진 주체다. 타자와 비교하였을 때 개인은 절대적인 주체성(확실성)을 갖는다. 주체를 가진 개인이 다른 개인과 대면하는 경우 주체성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타인의 주체성은 나의 존재의 근거를 부여해 준다. 그러나 동시에 타인의 주체성은 나의 실존을 황폐화시키기도 한다.

 만약 타인이 지옥같이 느껴진다면 만나지 않으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사는 공간이 한정적이어 50명 남짓의 사람들과 몇 년 동안 머물러야 하는 상황인이라면 그 몇 년은 지옥일 것이다. 비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장이라던가 학교, 어떠한 집단으로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 간다.
흔히 "삶의 주인은 나야!" 라는 말이 있다. 만약 나만 생각한다면 세계는 나의 것이고 주인이며 주체이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실 세계에는 수많은 자유로운 존재들이 있다. 자유로운 존재들은 필연적으로 다른 자유로운 존재들을 침해하고 침해받도록 되어 있다. 침해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괜찮지만 침해받을 경우 주체성에 훼손이 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주체성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한다. 만약 투쟁에서 실패한다면 지옥의 삶이 시작된다. 타인이 지옥 같은 경험은 다양한 곳에서 온다. 친구와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 심지어 요즘은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온다. 타인이 지옥이 되는 순간 감정은 죽는다. 상대 앞에서는 웃지만 뒤에서는 우울해진다. 유대관계를 맺고 서로를 이해하던 과정은 이제 해야 하는 일로 바뀌게 된다. 싫어도 해야 하고, 웃기 싫어도 웃어야 하며, 불편해도 참아야 하는 것으로 변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는 누군가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사랑을 한다. 어찌 보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와 비슷한 플롯을 보이지만 사랑의 실패와 관계라는 측면에서 안나 카레니나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베르테르는 사랑이든 삶이든 끊임없이 누군가를 이해하려 하고 이해받고자 한다. 비록 누군가 행한 것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라 할지라도 최소한 '그럴 수 있지' 정도의 이해를 교류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베르테르와 주변 사람들은 다르다. 베르테르는 타인을 이해하기 의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반대로 그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 그가 이해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가 연인이 있는 여인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베르테르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연인이 있는 여인을 사랑하는 베르테르를 이해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손가락질만 한다. 이 책은 베르테르가 빌헬름이라는 친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인데 베르테르는 편지를 보냄으로 친한 친구에게 라도 이해받고 싶어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하고 좌절하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다음 방법으로 베르테르는 자신이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것을 타인을 이해해보려는 행위로 이해해보려 하지만 그마저도 다른 타인들에 의해 무산된다. 이해에 대한 베르테르의 갖은 노력들이 좌절되자 그의 삶은 황폐해진다. 여기서 타인은 베르테르에게 지옥이 된다.



 

 


베르테르의 갖은 노력에도 그는 계속해서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해 방황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타인과의 관계가 지옥으로 변한 베르테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주체성의 아이러니 혹은 존재의 아이러니에 있다. 앞서 말했듯 모두 개개인의 주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타인 때문에 주체성(존재)을 침범받을 수밖에 없아. 나의 주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 반대로 주체성을 잃어버리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한 번쯤 느낀 적이 있지 않을까. 나를 타인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지만 그 과정에서 오는 괴로움을.

어떤 사람은 타인이 지옥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여행을 떠나거나 교류를 줄인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행지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직접 보지 않더라도 SNS로 끊임없이 누군가와 소통한다. 단절하면 되지. 세상은 넓어. 라던가 어떤 소설가가 말한 '친구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라는 말을 쉽게 내뱉을 수 있지만 너무 순진한 말이다.
이 책이 출간되고 베르테르를 따라 자살하는 젊음 청년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를 두고 베르테르 효과라고 한다. 책이 출간된 지 정말 오래전인데, 그때의 사람들도 현대인들과 같이 공허함을 느끼고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 혼자만 있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정서는 비슷한 것 같다.


이해와 주체. 타인은 지옥일까? 그렇다면 타인이 지옥 같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괴테는 이 문제에서 본인도 해결하지 못해 대안을 내려주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위안이라도 주고 싶었나 보다.

꼭 잘못을 하지 않더라도 가까이 있는 누군가를 아무도 찾을 수 없다면. 타인이 지옥 같고 혼자만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작은 책.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나누고 싶은 것들

1.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것 같은 나의 비밀은?
2.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은?
3. 타인은 나에게 지옥일까?
4. 나의 순수하고 진실된 갈망
5. 고전소설의 작가들은 왜 자극적인 소재들을 이용하여 주제를 들어낼까
6. 예술과 사랑은 재단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가?
7. 주체성과 존재론에 대해
8. 여러 가지 좋은 구절들에 대해
(저는 책 속에서 나의 세계를 재발견할 수 있는 작가가 가장 좋아요. 혹은
그 작은 친근감의 행위가 날 얼마나 괴롭히는지.. 등등)
9. 친구 없이 혹은 사람 없이 살 수 있는가?
10. 정서적 교감과 사랑의 교감

2019 - 작성
2022.09.22 - 1차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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