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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해석

#43 주홍글자(주홍글씨) - 너새니얼 호손. 서평(리뷰) 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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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자
미국 낭만주의 문학의 선구자, 너새니얼 호손의 대표작. 소설은 헤스터와 딤스데일, 칠링워스 세 사람을 통해 죄악이 그들의 인생을 어떻게 파멸과 구원의 길로 이끌어 가는지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인간 영혼의 어두운 본성과 19세기 청교도 사회의 불안전성, 개인과 사회에 내재한 나약함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17세기 미국 보스턴. 순수하고 신성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 청교도 마을에서 '간음하지 말라' 라는 일곱 번째 십계명을 어긴 죄인으로, 헤스터는 '간통(Adultery)'을 상징하는 글자 'A'를 평생 가슴에 달고 살아야 하는 형벌을 받는다. 사람들의 경멸에도 죄악의 징표인 'A'를 주홍빛 천으로 만들어 그 둘레에 금실로 화려하게 수를 놓아 당당하게 달고 다닌다. 그런 헤스터와는 달리, 그녀의 간통 상대인 딤스데일 목사는 자신의 죄를 차마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고 죄책감에 사로잡혀 나날이 쇠약해져만 간다. 한편 뒤늦게 미국에 도착한 헤스터의 전 남편 칠링워스는 우연히 목사의 비밀을 알아차리고,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자신의 의사 직을 이용해 병약한 목사의 곁에 머물며 복수할 기회를 엿보는데….
저자
너새니얼 호손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07.10.25

 

 

 

 사회에서 주홍 글자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주홍 글자가 찍혔다. 씌었다.' 등 어떤 대상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되었을 때 쓰인다. 주홍 글자가 대중적으로 쓰이게 된 것은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 글자'라는 작품의 영향이다.

 

작품의 사회에서는 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는 주홍색 글씨로 죄명의 첫 글자 써 평생 가슴에 지니게 한다. 살인이라면 주홍색 M자 간음이면 A 자다. 책의 주인공인 헤스터 프린은 남편이 부재중이던 기간에 누군가와 간음을 하여 아기를 출산하고 그로 인해 사회(청교도 사회)로부터 간통을 뜻하는 글자 A를 가슴에 달고 살아야 하는 형벌을 받는다. 때 마침 이 장면을 지켜보던 낯선 이방인이 있는데, 이 이방인이 바로 헤스터 프린의 남편인 칠링워스다. 칠링워스는 자신의 아내가 간음을 저질렀다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화내기보단 차분하게 다가가 간음 상대인 남자가 누구인지를 묻는다. 헤스터 프린이 끝까지 누구인지 밝히지 않자 칠링워스는 그녀에게 '그렇다면 이 사회에서 나의 정체도 끝까지 숨겨주시오'라고 말하고 그녀의 곁에 머물며 간음을 한 남자를 찾는다.

 헤스터 프린은 모든 죄값을 치뤄 감옥에서 나온 이후 마을을 떠나지 않고 죄를 용서받고자 외곽에 딸인 펄과 머물며 마을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맡은 일을 하며 지낸다. 그리고 한 인물이 조명된다. 그 인물은 작품 초반 헤스터 프린을 변호해 준 목사이자 그녀의 정신적 지주인 딤스데일 목사다. 딤스데일 목사는 마을에서 굉장히 명망이 높은 젊은 목사로 이대로만 가면 그를 위해 교회도 지어질 수 있을 정도로 신임받는 목사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이 사람이 바로 헤스터 프린과 간음을 한 남자라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다. 물론 칠링워스 또한 어렴풋이 딤스데일이 자신의 아내와 간음한 자라는 것을 조금씩 눈치채고 있다.

명망이 높고 신앙심이 강한 딤스데일은 헤스터 프린과의 간음의 죄를 숨기긴 했지만 떳떳하게 살아가지 못하고 죄책감에 하루하루 병들어간다. 딤스데일은 죄를 고할까? 이대로 숨기고 살아갈까? 라는 고민을 반복하며 피폐해져가다 헤스터 프린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딸인 펄과 함께 마을에서 도망가자고 결심한다.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하기 바로 전날 마을에서는 큰 행사가 열리게 되고 딤스데일 목사는 어떠한 끌림에 의해 헤스터 프린이 죄를 선고받았던 심판대로 몸을 향해 자신의 죄를 대중들에게 고백하고 죽고 만다. 이후 남겨진 헤스터 프린은 딸인 펄과 마을을 떠나고 몇 년이 지난 후 헤스터 프린이 다시 마을에 돌아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책은 주홍 글자로 표현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저지를 죄에 대해 헤스터 프린과 딤스데일 목사를 대비하여 극복과 한계를 보여준다. 둘은 똑같이 죄를 저질렀고 둘 모두 구시대의 산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끝은 다르다.

딤스데일 목사는 구시대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끝나버리는 인물이다. 그는 목사라는 신분으로 대중을 좋은 쪽으로 이끌고 깨끗한척하지만 사실은 죄를 저지르고 숨기는 위선적인 사람이다. 목사로서 그간 명망이 높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죄를 저지른 후 변한다. 그는 죄를 숨기고 헤스터 프린을 희생양으로 삼는 야비한 행동을 하고 그녀와 자신의 딸인 펄을 돌보지 않고 외면한다. 딤스데일은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하지만 죄를 밝힐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스치듯 그 기회를 놓친다. 사실 그는 죄를 떳떳하게 밝힐 용기도 마음도 없는 것이다. 그 증거로 그는 헤스터 프린처럼 주홍 글자를 가슴에 달고 있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 주홍 글자가 자신의 몸에 새겨진 것 마냥 그 보이지 않는 주홍 글자를 가리기 위해 그는 의식적으로 가슴에 손을 얹어 가리고 다닌다.

반면 헤스터 프린은 자신의 주홍색 글자를 당당히 내보이며 죄를 극복하려는 진보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참회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지 않고 외곽에 머물며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기보다 오히려 당당히 드러내고 그 죄를 사죄하는 의미로 타인을 보듬고 위안을 주며 산다. 그녀의 선한 영향력이 사람들에게 전해졌는지 점차 가슴에 찍힌 주홍색 글자의 의미는 점점 변한다. 처음 주홍색 글자가 간음을 뜻하는 Adultery의 A였다면 사람들은 점점 그녀의 착한 마음씨와 능력에 끌려 A를 Able 능력있는 으로 인식하게 되고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Angel 천사의 A로 받아들인다.

죄에 대한 둘의 행동이 결국 서로 다른 결말을 준다. 죄를 숨기고 위선적인 행동을 한 딤스데일은 점점 병들어가고 쇠약해져 간다. 책에서는 얼굴이 점차 변해간다고 하는데, 서양에서도 동양의 관상학과 비슷한 학문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대로 딤스데일은 병들어 죽어버릴 것 같지만 신부로써 가지고 있는 조금의 양심이 동했는지 마지막 순간에 대중들 앞에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결국 죄를 고백함으로 그는 초라한 죽음 대신 평범한 죽음을 맞이함으로 조금의 구원을 받는다. 반대로 죄를 당당히 밝히고 참회한 헤스터 프린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신임을 산다. 딤스데일이 죄를 밝힌 이후 그녀는 펄과 마을을 떠나는 것으로 나오는데 펄은 어디선가 행복한 삶을 살고 헤스터 프린은 다시 마을로 돌아와 끝까지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고 도우며 늙어간다고 나온다. 둘의 대비로 작가는 죄 자체보다 죄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둘에게 칠링워스와 딸인 펄의 역할은 그들 곁에서 위선의 행동을 유도하는 악마, 회개를 돕는 천사이자 구시대와 새로운 시대의 상징이다.

칠링워스는 직접 딤스데일 목사를 벌하거나 고발하지 않는다. 그는 딤스데일이 계속 위선자로 살도록 종용한다. 죄를 밝히지 않고 겉으로 깨끗하고 속은 더러운 인물. 죄를 스스로 벌하거나 용서할 수 있거나 혹은 숨길 수 있다는 오만함을 갖게 함으로 딤스데일이 계속 위선적인 인물로 남게 한다. 또한 그를 구시대적인 상징으로 볼 때 딤스 데일과 헤스터 프린은 죄인이다. 청교도 사회의 관점에서 그 둘은 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죄의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칠링워스는 계속 위선적인 삶을 살게 함으로 그들이 죄는 저지른 이상 그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반면 펄은 헤스터 프린과 딤스데일이 죄를 경시하거나 회피하려는 행동을 보이면 그들에게 다시금 죄를 일깨워준다. 죄를 잊지 말고 참회하여 극복하라고 계속 메시지를 던진다. 그뿐만 아니라 헤스터 프린 곁에서 계속 죄를 일깨워 줌으로 헤스터 프린이 죄를 극복하고 주홍 글자의 의미를 변화하게 끔 도와준다. 기존의 기독교 관점과 달리 죄를 저지르더라도 그것을 다루는 것에 따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반부 펄이 마을을 떠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은 구시대로 대표되는 청교도 사회는 결국 도태될 것이며 새로운 시대 더 나은 시대가 앞으로의 미래임을 보여준다.

죄는 신부이던 부자이던, 가난한 자이던 그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 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죄를 저질렀다면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 지다.

 

책의 처음 주홍 글자는 세상의 멸시와 조소를 받는 죄의 낙인으로 쓰인다. 그러나 헤스터 프린은 이를 존경과 극복의 상징으로 바꾼다. 여자 헤스터 프린에게는 페미니즘의 성공이고, 인간 헤스터 프린에게는 진보이자 구시대(청교도 사회)의 편협함을 무찌르는 성공이다. 지금도 여전히 주홍 글자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데, 이제는 다른 의미로 바뀌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주홍글자가 새겨질 수 있지만 그 의미를 바꾸는 것은 개인의 몫
너새니얼 호손 ㅡ 주홍글자(주홍글씨) ★★★ ★



나누고 싶은 것들

1. 청교도 사회
2. 죄에 대한 생각
3. 낙인 효과
4. 페미니즘
5. 죄는 평생 잊지 않고 참회해야 하는 것인가.
6. 내가 잊어버린 죄 혹은 지은 죄
7. 어떤 존재가 죄를 용서할 수 있는가
8. 내가 지은 죄를 극복한 경험
9. 구시대와 새로운 시대의 구분
10. 주홍 글씨의 의미가 바뀐다면 무엇으로 바뀌면 좋을까.

2020-작성
2022.10.04 -1차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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