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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해석

#40.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서평(리뷰) 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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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무더위가 한창일 때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읽고 덮기를 반복하다 더위가 꺾이고 바람이 차가워질 때쯤 책을 마무리했다. 문득 이 책을 좀 더 바람이 차갑고 겨울이 오기 전 스산한 그 날씨에 마무리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주는 음산함. 격정적이고 거북한 느낌에 책을 수십 번 덮고 싶었지만 그럼에도 책을 포기하지 못했다.
 
 책은 액자식 구성으로 시러시크로스 저택으로 세를 들어 요양을 오게 된 록 우드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그는 집주인 히스클리프를 만나고 이상함을 느낀다. 그리고 시러시크로스 저택의 하인인 딘 부인에게서 히스클리프를 비롯한 시러시크로스 저택과 워터링하이츠 저택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후 이야기는 딘 부인의 입을 빌려 전개된다.

워터링하이츠에 살고 있는 언쇼씨는 어느 날 먼 여행길에 고아 소년을 집에 데려와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기의 자식(힌들리, 캐서린)과 마찬가지로 사랑을 주고 키운다. 히스클리프와 잘 어울렸던 캐서린과 달리 힌들리는 히스클리프에게 자신의 자리를 빼앗겼다는 생각을 하고 원한을 품고 히스클리프에게 못된 행동을 일삼는다. 시간이 흘러 힌들리는 장성하여 먼 곳으로 떠나 공부와 결혼을 하고 이후 워터링하이츠에는 별다른 사건 없이 하루 하루가 흐른다. 그러다 언쇼씨가 몸이 쇠약해져 세상을 뜬 이후 힌들리가 아내아 함께 워터링하이츠로 돌아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게 된다. 힌들리는 히스클리프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원한에 히스클리프의 지원을 중단시키고 학대하며 일꾼처럼 일을 시킨다. 그러나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가엾어 해 그를 두둔하고 지켜주는데 처음엔 우정이었지만 함께하며 둘은 사랑의 관계로까지 변하게 된다. 힌들리 아래서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던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와 외출에서 이웃인 린튼가의 도움을 받게 되고 린튼가와 워터링하이즈 저택의 인물들이 서로 제대로된 교류를 시작하면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오해와 갈등을 겪게 된다.  두 가문의 교류가 계속 이어지면서 린튼가의 아들 에드거는 캐서린에게 홀딱 반해 그녀에게 청혼을 하고 히스클리프와 멀어져 혼란스러워하던 캐서린은 그 청혼을 수락하고 만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히스클리프는 큰 충격을 받고 집을 떠난다.
 
 
 

 

3년이 지나고 힌들리는 아내를 병으로 여의고 그 슬픔에 홀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술과 도박에 빠져 피폐한 생활을 한다. 히스클리프는 과거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 이들에게 복수하기위해 워터링하이츠로 돌아와 망가질때로 망가진 힌들리를 도박으로 유혹하여 재산을 모두 빼앗고 파멸에 이르게 한다. 반면 캐서린은 히스클리프가 떠난 후 에드거와 제대로된 결혼생활을 못하고 우울증에 걸린 상태였다. 그러나 히스클리프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고 전과 달리 생가를 되찾고 행복해한다. 이를 본 에드거는 질투에 분노하게 되고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와 에드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일련의 사건으로 쓰러지고 만다.

그 와중에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을 뺏은 에드거에게 복수 하기 위해 그의 동생 이사벨라를 유혹해 도피 결혼을 하고 그녀를 학대한다.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도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서로를 갈망하고 그리워한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너무 복잡해졌다. 캐서린은 혼란 속에서 정신착란을 일으키며 고통스러워하다 자신의 이름과 같은 딸 "캐서린"을 낳고 죽는다. 캐서린의 죽음 이후 폭발한 히스클리프는 린튼가와 언쇼가 모두를 끝까지 파멸에 이르게 할 것을 다짐한다. 이를 알게 된 이사벨라가 힌들리와 같이 히스클리프를 저지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이사벨라는 런던으로 도망쳐 린튼이라는 아들을 낳고 죽고 만다. 힌들리 또한 머지않아 죽게 되고 히스클리프는 마치 힌들리가 예전에 자신에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아들인 헤이튼 언쇼에 대한 모든 지원을 끊고 하인처럼 부리며 워터링하이츠의 주인으로 자리 잡는다.
이제 히스클리프에게 남은 마지막 복수의 대상은 에드거밖에 남지 않는다. 히스클리프는 린튼가를 파멸시키기 위해 자신의 아들 린튼을 겁박해 에드거와 캐서린의 딸인 캐시의 여린 감정을 건드려 강제로 결혼을 시키고 에드거가 병으로 죽자 린튼가의 재산을 손에 넣으며 복수를 마친다. 그러나 머지않아 유약하고 허약했던 자신의 아들 린튼도 죽고만다. 자신이 생각한 모든 복수를 마쳤지만 히스클리프는 자기 아들마저 잃은 이후 말할 수 없는 공허함과 혼란 속에 사로잡힌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를 듣고 록 우드는 께름칙한 기분을 느끼고 남은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시러시크로스 저택을 떠난다. 이후 록우드는 우연찮은 기회로 이 고장에 다시 오게 되고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과 캐시가 서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 딘 부인을 찾아가 후일담을 듣게 된다. 록우드가 떠난 이후 히스클리프는 뭐에 씌인듯 이상한 행동을 보이다 눈도 감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간 히스클리프의 집에 갇혀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캐시는 예전에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그랬던 것처럼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과 우정과 사랑을 나누게 되고 히스클리프가 죽은 이후 미래를 약속하며 책은 끝이 난다.


 

 처음 이 책을 끝내고 히스클리프의 파괴적인 사랑과 열정 그리고 원한과 사악함 때문에 몸서리를 쳤다. 히스클리프, 힌들리, 에드거, 캐서린, 이사벨라, 히스의 아들 린튼까지 이 인물들이 자신의 결점만을 부각하며 부정적인 에너지를 토해내는 것을 보며 역겨운 느낌이 들었다. 그 와중에 그들의 몸짓에서 어떤 구원을 바라는 느낌도 들어 애처로움도 느껴졌다.

이 소설의 불행의 씨앗은 언쇼 씨의 편애와 그로 인한 힌들리의 잠재된 원한에 있겠지만 이를 촉발시킨 건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결별이다. 어린 시절의 원한으로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학대하고 괴롭힌다.가문의 가장이 되었지만 힌들리도 성숙하지 않은 나이인만큼 동생인 캐서린을 잘 돌보았을 리도 만무하다. 그 와중에 어린 시절부터 가깝게 지냈던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열악한 환경속에서 더욱더 가까워지고 사랑에 빠진다. 부모님의 보살핌 아래 자신을 통해 자아정체성을 확립했으면 좋으련만 일찍 부모를 여의고 열악한 환경 속에 빠진 둘은 서로의 헌신과 유대를 통해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게된다. 이는 캐서린의 고백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불행이 되어버린 가정. 학대와 폭력 속에서 캐서린과 히스는 서로의 유대와 위안, 사랑으로 희망적이 될 수 있었지만 캐서린이 에드거의 청혼을 받아들임으로 둘은(2세들은) 실패한다. 둘의 결별은 히스와 캐서린의 자아정체성에 균열을 일으킨다. 캐서린은 에드거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혼 이후 신경질적이고 불행해졌다. 히스클리프 또한 그를 지탱해주던 캐서린을 잃자 공허를 넘어서 분노와 광기를 보인다. 뒤늦게 재회하며 자아 정체성 혹은 서로를 다시 찾으려는 행보를 보지만 이미 너무나 늦어버렸다.

서로를 되찾기 위한 히스클리프의 열정과 사랑의 갈망, 악마적인 광기 그리고 캐서린은 이기심은 윤리적으로 그릇됨에도 불구하고 자아를 찾기 위한 인간의 애처로운 몸짓처럼 보여 안타까웠다. 그러나 둘은 실패했다.  2세대 인물들은 차별, 학대, 외상, 잔혹한 기억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희생자이자 가해자가 되었다. 하나의 불행은 또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치고 또다시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치며 절망이 움틀었다. 그 결과로 히스클리프를 제외한 2세대의 모든 사람들은 죽었다.

히스클리프의 복수는 성공했지만 그는 홀로 남아 절망하고 상처 입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혼란에 빠진다. 히스클리프로 인해 2세대의 뒤틀린 증오와 콤플렉스, 분노, 트라우마는 3세대인 캐시와 헤어튼까지 이어지려 한다. 감옥이 되어버린 가정 그 속에서 3세대인 캐시와 헤어튼은 최초 히스와 캐서린이 겪은 것처럼 학대와 상처를 겪지만 어린 시절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와 같이 서로를 위하고 보듬어주며 지탱해준다.  혼자 남은 히스클리프는 누구와도 가깝게 지내지 못한 채 공허와 절망, 혼란 끝에 죽는다. 마지막 히스클리프까지 죽음으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완전히 실패했다. 그러나 캐시와 헤어튼은 둘과 달리 성공한다. 서로를 보듬고 위로해주며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며 지탱해주는 사이가 된 것이다. 마지막 둘의 성공으로 워터링 하이츠는 세대의 잔혹한 잔혹사의 공간에서 희망의 의미로 변하게 된다.

황량하고 스산한 언덕. 스치는 바람과 서로를 향한 애처로운 손길.
에밀리 브론테-폭풍의 언덕★★★★


나누고 싶은 것들
1. 화자 설정(딘 부인)
2. 등장인물들에 대해
3. 가정의 의미
4. 히스클리프는 악마인가?
5. 마지막 히스클리프의 죽음.
6. 캐시와 헤어튼 언쇼의 미래
7. 히스클리프의 아들 린튼
8. 에드거와 힌들리는 비슷함에도 왜 다를까.
9. 캐서린과 히스, 헤어튼과 캐시 비교

2022.09.29 -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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