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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해석

영화 리뷰 & 해석. 파워 오브 도그 - 제인 캠피온 | 팽팽한 밧줄처럼 서늘하고 아슬아슬한 영화

by 까망북클럽 2024.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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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도그
1925년 미국 몬타나,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는 필(베너딕트 컴버배치)은 막대한 재력은 물론 위압적이고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어느 날 그의 동생 조지(제시 플리먼스)가 로즈(키얼스틴 던스트)와 그의 아들을 가족으로 맞이하고, 동생의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에 분노한 필은 로즈의 아들을 볼모로 삼아 그녀를 옭아매기 시작한다. 자신이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평점
6.7 (2021.11.17 개봉)
감독
제인 캠피온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커스틴 던스트, 제시 플레먼스, 코디 스밋 맥피, 토마신 맥켄지, 키스 캐러딘, 프란시스 콘로이

 

간만에 너무 쫀쫀한 영화를 봤다.
영화는 말보다는 어떤 늬앙스와 행동으로 계속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줄거리

 

 영화는 1925년 미국 몬타나를 배경으로 부모님께 물려받은 거대 목장을 운영하는 필과 동생 조지가 함께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필은 재력과 마초적인 성격, 위압적이고도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의 면모를 보인다. 반면 동생인 조지는 필에 비해 연약해 보이고 샌님 같은 모습이다. 여느 날처럼 필과 조지는 무리들을 이끌고 소몰이를 하다 잠깐 들른 식당에서 작은 소동을 겪는다. 필은 상남자답게 그 소동에도 아랑곳하지 않지만 마음이 여린 조지는 그 식당의 주인이자 과부인 로즈를 위로하고 도와주다 가까워지게 된다. 그녀 또한 조지의 위로와 친절에 마음을 점차 열게 되고 로즈는 아들인 피터를 데리고 조지와 함께 가정을 꾸리게 된다. 동생의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에 분노한 필은 틈만 나면 로즈에게 못되게 구는데, 피터가 방학을 맞아 필과 조지, 로즈가 있는 집으로 오게 되면서 이 네 사람 사이에 어떤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게 된다.

 

 

 파워 오브 도그는 원래 원작 소설이 따로 있다고 하는데, 그 책을 보지 못해 영화가 책을 온전히 담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를 보고 많은 사람들의 해석을 읽어보았는데 각자 나름 해석하는 의미와 생각하는 게 달라 재미있었다. 그만큼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뜻이겠지.

 

 

네 명의 인물 그리고 숨겨진 두 인물

 

 영화에는 네 명의 인물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필, 조지, 로즈 그리고 피터다. 네 인물 외에 이 인물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펼치는 숨겨진 인물 둘도 있다. 바로 피터의 아버지이자 로즈의 전 남편인 고든조지와 필이 목장에 잘 정착하게 끔 도와준 브롱코 헨리다.

 

 

 

 

 

 어느 정도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필이 동성애자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연인이 브롱코 헨리라는 것도 얼핏 눈치챌 수 있다. 이 둘이 만난 시점은 대략 1900년쯤으로 추정되는데 아마 브롱코 헨리는 지금 현재 시점의 필 나이쯤이었을 것이고 그때 필은 현재 시점의 피터정도 나이였을 것이다. 영화 초반 필과 조지는 이 목장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나온다. 부모는 목장과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부모와의 별다른 교류가 없고 브롱코 헨리가 현재의 목장을 만들어 주었다는 언급이 계속 나오는 것으로 보아 부모보다는 브롱코 헨리가 이 둘에게 정신적인 부모이자 유사 부자관계로 보인다. 그런 와중에 어느날 필과 브롱코 헨리는 엘크 사냥을 하다 너무 멀리 나와 초원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낼 수밖에 없었고 그때 같이 텐트 안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연인으로 발전한 것 같다. 1900년대 서부라는 이미지만 보더라도 상당히 마초적이고 동성애는 꿈도 꿀 수 없는 시기기 때문에 둘은 둘만의 관계를 숨겼을 것이다. 더군다나 필은 예일대 고전학을 전공한 우등생이었으니 그 시대의 흐름이 어땠고 이게 알려지게 되면 받을 시선과 차별도 알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둘은 둘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둘의 시간을 보냈고 그게 바로 영화 중반이 넘었을 시점에 피터가 발견한 나뭇가지로 가려진 장소이자 필이 홀로 샤워를 하는 장소다. 

 

 브롱코 헨리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필은 브롱코 헨리의 죽음 이후 마음 둘 곳이 없어 방황을 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다 보면 필은 굉장히 마초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며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인물처럼 보이는데 동생이 오지 않으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은근히 사람들에게 정이 많은 것으로 보아 내면은 굉장히 유악한 인물로 보인다. 그가 마초적이고 강인한 것처럼 행동하려는 것은 내면의 유약함과 자신의 정체성을 들키지 않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보인다. 그래서 필은 술도 잘 마시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목욕하는 동생과 달리 아무도 없는 혼자만의 장소에서만 샤워를 하는 것이다. 

 

조지

 

 상황이 이러하니 필이 마음을 둘 곳은 동생뿐이다. 구체적으로 언급은 되지 않았지만 뉘앙스로 볼 때 조지는 필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고 이를 숨겨주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엔 조지도 동성애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언덕에서 무언가를 홀로 보는 필에게 사람들이 "조지도 봤어요?"라고 묻자 필이 "아니"라고 답하는 것으로 조지는 동성애자가 아님이 드러난다. 두 형제를 보다 보면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조지에게 마음이 쓰이지만 곧 조지야 말로 냉정하고 무서운 성격임이 드러난다. 영화 초반 둘은 농장에서 일하게 된 지 25주년으로 나오는데 25년 전 똑똑했던 형과 달리 조지는 머리가 나빠 대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방황한 것으로 보인다. 학업적인 면 때문에 형에 대한 어느 정도 콤플렉스도 있었을 것이고 똑같이 유사 부자관계였던 브롱코 헨리가 필과 연인이 되면서 그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후에 주지사를 초대한 자리에서 은연중에 조지를 무시하는 부모의 태도를 봐도 조지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모종의 외로움과 콤플렉스에 시달린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조지는 줄곧 형, 동료들과 함께였지만 혼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비로소 로즈와 함께하며 혼자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조지와 필 두 형제의 관계는 굉장히 미묘하다. 형에게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조지. 그리고 필의 비밀을 알고 있는 조지. 필은 조지가 언제든지 자기의 비밀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모종의 불안감 때문에 조지가 잠자리에 없으면 그를 찾고 쉬이 잠들지 못한다. 그러기에 필은 자신의 비밀을 항상 지키기 위해 동생을 자기의 울타리 안에 가두려고 하는데 그런 동생이 자신을 버리고 로즈라는 여자와 결혼을 하니 분노한 것이다. 단순히 로즈가 그들의 재산을 갈취하고 형제 관계를 끊어서 분노한 게 아니라고 본다. 자신의 비밀을 위협받기 때문에 분노한 것이다. 그럼에도 필은 조지에게 화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다.

 

왜냐면 자기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애꿎은 말만 후둘겨 팬다.

 

로즈

 

 

 그 와중에 로즈는 조지와 딱 잘 맞아떨어졌다. 물론 둘의 관계에 사랑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둘 다 서로를 어느 정도 이용해야지 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조지는 아마 필이 로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필을 엿 먹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을 수 있고 결혼을 함으로 어느 정도 필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반면 로즈는 조지의 호감 표시가 그간의 불안한 상황(과부에 자식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을 타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작용했을 거다. 로즈의 전 남편인 고든은 의사로, 직업만 보더라도 그 가족이 어느 정도 부유하게 살았을 것은 예상 가능하다. 고든이 사망한 이유는 자살인데 알코올 중독이었던 점으로 미뤄보아 아마 술 문제로 자살한 것 것 같다. 그래서 로즈는 술이 그토록 싫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로즈와 피터는 그동안 남편이 주는 돈으로 살았기에 로즈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운영해야 하는 식당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지는 자동 피아노나 서투른 주방일에서 알 수 있다. 그런 와중에 조지가 식당일을 떨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아들인 피터도 다시 죽은 아버지의 가업인 의사일을 공부하게 되었고 자신도 식당일을 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으니 앞으로 좋은 날만 있을 것 같았지만 로즈의 앞날은 녹록지 않았다.

 

바로 필의 괴롭힘 때문이다. 

 

 

필 & 조지 & 로즈


 

 필의 괴롭힘 때문에 로즈가 망가지는 변곡점을 필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아니다. 로즈는 조지가 주지사를 초대한 자리에서 삶이 망가지는 변곡점을 맞이한다. 조지는 콤플렉스 때문인지 말을 타고 다니고 원시적인 형과 달리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항상 깔끔한 차림으로 다닌다. 그리고 지위 있는 사람과 어울림으로 자신도 그와 동격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어 한다. 주지사를 초대한 저녁식사자리도 그렇고 로즈에게 피아노를 치게 한 것도 이와 같다. 그러나 로즈는 생각보다 누군가의 앞에 나서서 행동하는 것을 꺼려했고 두려워했다. 조지는 자신의 콤플렉스 해소와 체면 때문에 로즈가 주지사 앞에서 멋들어지게 피아노 연주를 하길 바랐지만 로즈는 긴장감 때문에 피아노 연주를 망친다. 그토록 원했던 주지사와의 자리를 로즈가 망치자 조지는 이후 로즈에게 냉대하게 대한다. 그의 냉대로 로즈는 상실감과 스트레스에 술을 먹기 시작하고 그의 죽은 전 남편 처럼 알코올 중독에 빠진다. 

 

 조지는 그토록 원했던 주지사와의 자리를 로즈가 망쳤으니 기분이 안 좋을 만도 하고, 로즈는 자신을 보듬어주기 바랐던 조지가 피아노 연주를 강요하고 타인 앞에서 가면극을 하기 바랐으니 실망했을 법도 하다. 또 주지사와의 자리에서 필은 조지가 자신의 정체성을 들추는 것 같은(씻으라는 얘기) 뉘앙스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을 거다. 

 

 이 날을 기점으로 조지는 가정을 돌보지 않고 밖으로 나돌아 다닌다. 로즈에게서 실망해선지 아니면 로즈를 통해서 비로소 형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이 좌절돼 선지 마지막 엔딩 장면 전까지 조지와 로즈의 다정한 모습을 도통 볼 수 없다. 초반 그토록 다정했던 조지가 마냥 애정만으로 그녀와 결혼하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게 아닐까. 필은 알코올 중독인 로즈를 경멸하면서도 더 미워했을 거다. 로즈는 뻔히 괴롭힘을 당하는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 조지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그토록 술을 싫어했던 자신이 알코올 중독에 빠진 것에 대한 암담함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이들에게 한 인물이 다시 등장한다. 바로 피터다.

 

 

피터

 

 

 피터는 필과 처음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식당에서 자신이 만든 꽃을 필이 담뱃불로 사용하면서부터 불편한 관계는 시작되었는데 로즈가 조지와 결혼하면서 필과는 더 불편한 관계가 됐다. 당연히 필은 피터를 싫어했고 자신들의 무리를 통해 괴롭히기도 하고 집에서 대놓고 무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터도 딱히 저항하진 않았다. 조지와 마찬가지로 로즈의 알코올 중독을 모른 채 하고 필의 억압도 묵묵히 견뎌냈다. 그런 와중에 피터는 우연찮은 기회로 필의 아지트를 발견하고 브롱코 헨리의 흔적도 발견한다. 그러면서 둘의 관계는 뭔가 급속도로 변화하게 된다.

 

 

필 & 피터

 애초에 필은 마음이 여리고 연민 의식이 많은 인물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로즈와 피터에 대한 마음도 조금씩 누그러졌던 것 같다. 동생에게 로즈의 알콜중독을 왜 모른 채 하느냐고 화를 내거나 피터에게 밧줄 꼬는 걸 알려준다며 다가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필은 피터에게 밧줄 꼬는 것도 알려주고 승마를 알려주고 브롱코 헨리에 대한 이야기도 해준다. 둘이 서서히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필은 피터에게 묻는다.

 

 

"저기 언덕을 봐. 대부분은 언덕만 볼 거야. 브롱코는 뭘 봤는지 알아?"

"짖어대는 개요."

"뭐야 지금 보였어?"

"아뇨. 처음 왔을 때요. 입을 크게 벌린 개 같잖아요."

"저게 보였다고?"

"네."

 

 

 이 대화를 기점으로 필은 피터에게 마치 브롱코 헨리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유사 부자관계 같은 느낌이나 같은 동족(동성애)은 아닐까 라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몇 년 동안 가죽을 아무 데도 쓰지 않고 불태웠던 필이 가죽이 꼭 필요했던 건 몇십 년 만에 브롱코 헨리 이후로 자신과 같은 사람. 혹은 유사 부자관계의 존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제 필은 피터를 조롱하지 않고 조언도 서슴없이 한다.

 

 

 

"브롱코 헨리가 말해줬는데 불행을 견디면서 어른이 되는 거라더군"

"저희 아버진... 장애물이라셨어요. 장애물을 없애 가는 게 인생이라고요"

"한편으론 그렇지. 확실히 넌 장애물이 있어 꼬맹이 피터."

 

 

 

그래서 필은 피터를 위로하고 앞으로 잘 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도 한다. 통나무에 깔린 토끼를 찾고 언덕에서 쉬는 장면에서 필은 어른이 되는 것은 불행을 견디면서라고 말했다. 반면 피터는 장애물을 없애 가는 게 인생이라고 했다. 이 둘의 인생 혹은 어른에 대한 시각 차는 둘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를 암시한다. 

 

 

필 & 로즈 & 피터

 

 

 피터가 필과 가까워질수록 로즈는 불안해져 간다. 로즈가 생각하기에 모든 원흉은 필이다. 조지가 자기에게 그렇게 냉담해졌던 것도. 자신이 알코올중독에 빠지게 된 것도 이 모든 이유는 필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의 아들이 필과 가까워졌으니 처참한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필과 피터의 언덕 대화 이후 로즈와 피터의 대화를 보면 로즈는 거의 정신 착란 직전 상태로 보인다. 별 이야기를 하며 "우린 닿을 수 없는 존재가 아니야"라는 로즈의 말을 듣고 피터는 결심한다.

 

 

 

엄마 이럴 필요 없어

이럴 필요 없게 내가 정리할게

 

 

 

 아무리 필과 가까워졌다 하더라도 혈육을 이길 수는 없다. 인생이란. 혹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장애물은 없애가야 한다고 피터의 아버지는 말했다. 필이 연인이자 유사 부자관계였던 브롱코 헨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듯 피터도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아버지의 말을 계속 되새기고 있고, 그의 유품인 책을 항상 챙겨 다니거나 직업을 이어받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버지의 말처럼 로즈를 위해서 혹은 조지나 자신을 위해서 피터는 필을 헤치려고 다짐하고 탄저병이 걸린 소의 가죽을 체취해 온다. 그리고 그 가죽을 건네기 위한 가장 좋은 타이밍을 로즈가 만들어 줬다. 그동안 용도가 없던 가죽이 용도가 생겼을 타이밍에 인디언들에게 가죽들을 모두 건네준 것이다. 필은 비로소 가죽을 쓸 일이 생겼는데 (피터에게 밧줄을 만들어주기 위해) 가죽이 없어진 것을 보고 굉장히 분개한다. 그때 마침. 피터가 탄저병이 걸린 소의 가죽을 필에게 전한다. 결국 필은 탄저병으로 죽고 만다. 필의 장례식 이후 조지와 로즈는 포옹함으로 극적인 화해를 하고 그런 조지와 로즈를 바라보면서 뭔가 미묘한 미소를 짓는 피터로 영화는 끝이 난다.

 

 

 

 

여러 가지 메타포

 이 영화는 인물을 따라가도 좋지만 여러가지 메타포로 봐도 너무 좋다. 가령 토끼와 개, 엘크 라던가 언덕의 개, 밧줄, 피아노와 자동피아노, 샤워 등등.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다시 이 영화를 되돌아봤을 때  "아니 이게 이랬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미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가령 밧줄을 보면 영화에서도 나왔다시피 밧줄은 각기 다른 소가죽을 서로 꼬면서 만든다. 사람 간의 관계라는 것들도 당연히 서로 교차하면서 쌓이기 마련인데 이런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 동시에 밧줄을 꼬지 않고 그동안 태웠던 점이라던가 밧줄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꼬는 와중에 필과 피터가 서로 담배를 나눠 피는 장면은 그 느낌만으로 굉장히 서늘하면서도 섹슈얼하면서 긴장감이 들었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 난 이후로 이토록 말이 많아지는 영화는 처음이었다. 영화의 카메라나 연출, 배우들의 연기, 뉘앙스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선 모두 너무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성장 영화 같기도 하고 스릴러 같기도 하고 로맨 스면서 드라마다.

 

팽팽하게 당겨 꼬는 밧줄처럼 서늘하고 토끼와 같이 여리면서도 처연하고 아름답다.

제인 캠피온 - 파워 오브 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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