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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잡담

현대 문학의 거장. 폴 오스터 별세. 그의 생애, 인터뷰 | 달의 궁전, 4 3 2 1, 뉴욕 3부작, 빵굽는 타자기 등.

by 까망북클럽 202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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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빵굽는 타자기' 폴 오스터 별세…향년 77세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뉴욕 3부작'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 폴 오스터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77세.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폴 오스터가 폐암 합병증으로 ...

www.news1.kr

 

폴 오스터가 별세했다.

77세면 아직 젊디 젊은 나이인데, 폐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폴 오스터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작가로 유명했다. 규칙적인 생활을 얘기하면 하루키도 빼놓을 수 없는데, 폴 오스터 또한 책 집필에 들어가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주스를 한 잔 마시고 신문을 읽은 뒤 작업실에 가 잠들기 전까지 글을 썼다고 한다. 심지어 집필 중이라면 주말에도 가족 행사나 특별한 기념일이 아닌 이상 글쓰기를 계속했다고 한다.

 

또, 폴 오스터는 컴퓨터가 이렇게 발전한 시대에서도 모눈종이 공책에 글을 쓰고 탈고의 탈고를 반복하다 최종 본을 타자기에 쳐 원고를 정리하기로도 유명했다. 예전 인터뷰에서 그렇게 펜과 타자기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글쓰기는 머리가 아닌 몸에서 나오는 말들을 적는 일이기 때문에 한 땀 한 땀 종이에 새겨 넣는 육체노동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폴 오스터의 책을 읽으면 장인이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만든 옷을 입는 것처럼 짜임새가 쫀쫀하다.

 

폴 오스터의 말 처럼 글 쓰기가 머리에서 나오는지 몸에서 나오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글의 내용은 머리에서 나올지언정 글을 쓰려는 행위 자체는 몸에서 나오는 게 맞다. 요즘처럼 짧은 영상 콘텐츠가 득세하는 시대에서 폴 오스터처럼 글을 쓰는 건 효율적이지 않다. 심지어 긴 글을 쓰는 건 더더욱 비효율적이다. 돈을 위해서든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든 뭐든지 간에 요즘은 영상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고 말을 하는 게 훨씬 잘 먹히는 사회다. 만약 무조건 글을 써야 하겠다 하더라도 짧게 쓰는 게 요즘 대중에게 어필되는 사회다.

 

 그런데도 폴 오스터 처럼 계속해서 글을 쓰고.  누가 읽을까? 싶은 긴 글을 쓰는 사람들이 꼭 있다.

만약 글쓰기가 머리에서 나오는 거라면 그들은 바보지만 그들은 절대 바보가 아니다. 글쓰기는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쓰기가 몸에서 나온다는 것은 내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끼기 위한 행위라는 말이다. 눈을 떠서 사물을 보고 어딘가를 걷거나 달리고 싶고 높은 곳을 보면 올라가고 싶은 것. 생존을 위해 하는 것을 제외한 인간의 모든 육체의 행위는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이다. 

 

많은 작가들의 인터뷰를 보면 "글을 왜 쓰시나요?" 라는 인터뷰어에 질문에 "그냥요"라고 대답하는 작가들이 많다. 폴 오스터 또한 인터뷰어가 "왜 글을 쓰시나요?"라고 물었을 때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글을 쓰지 않을 때 보다 글을 쓸 때가 행복해요"라고 답했다.

 

글 쓰기란 그런 것 같다. 몸에서 나오는 것.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 하는 행위로 나온 결과물.

 

글이 바로 그런 결과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한 사람의 생애를 전부 다 알 수 있고, 내가 평생을 들여도 알 수 없을 만한 지식과 생각을 알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아직 폴 오스터가 쓴 책을 전부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이처럼 재능있고 유려한 작가가 세상을 떠나 더 이상 그 생애의 몸부림을 읽을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건 안타깝다.

 

 

앞으로 폴 오스터에게 들을 이야기는 사라졌지만 그가 한 이야기들이라도 읽을 수 밖에.

 

 

 
4 3 2 1(한정세트)
반세기 넘도록 소설, 에세이, 시나리오를 넘나들며 발군의 기량을 발휘해 온 폴 오스터. 오늘날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가 국내에서 10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을 선보인다. 『4 3 2 1』은 오스터의 전 작품을 통틀어 가장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크나큰 야심에서 탄생한 역작으로, 〈폴 오스터 최고의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그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바로 이 책을 쓰기 위해 평생을 기다려 온 것만 같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 한 편의 대서사시와도 같은 이 성장 소설은 주인공 아치 퍼거슨의 삶을 탄생 전후부터 청년기까지 네 가지 버전으로 세밀하게 그려 내는데, 곳곳에 작가 본인이 살아온 삶이 녹아 있다. 퍼거슨은 네 개의 평행한 삶들 속에서 자신이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 선택할 수 없었던 것에 따라 서로 다른 관계와 사건과 우연의 소용돌이를 통과하며 자라난다. 그 과정에서 그가 경험하는 기쁨, 공포, 욕망, 분노, 혼란은 1950~1960년대 미국의 요동치는 정치적, 문화적 흐름에 섞여 들고, 그렇게 퍼거슨의 이야기는 시대와 개인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작품을 이룬다. 1천5백 면이 넘는 분량이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와 휘몰아치는 드라마, 인물의 생각과 감정이 살아 숨 쉬는 문장이 독자를 단숨에 빨아들여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게 한다.
저자
폴 오스터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23.11.20

 

 

 
뉴욕 3부작
폴 오스터의 장편소설 『뉴욕 3부작』. 추리 소설의 형식을 뒤엎어 버림으로써 소설 쓰기에서 완전히 새로운 장을 연 이 작품은 카프카나 베케트의 주제 의식인 부조리의 현대적 변주이기도 하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처럼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로도 해석될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서로 관련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전체를 이루는 구성 요소들로 읽어야 완벽해지는 세 편의 중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윌리엄 윌슨이라는 필명을 쓰면서 맥스 워크라는 사설탐정을 주인공으로 하는 일련의 탐정 소설을 쓰는 작가인 퀸.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은 뒤 피터 스틸먼의 아내로부터 피터의 아버지인 피터 스틸먼(부자의 이름이 같음)을 감시하는 탐정의 임무를 맡게 된 그의 이야기를 담은 《유리의 도시》, 분명치 않은 이유로 화이트에게 고용되어 블랙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블루를의 이야기를 담은 《유령들》, 옛 친구가 알 수 없이 사라진 뒤 그의 방대한 문학 작품들을 관리하게 된 한 작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잠겨 있는 방》으로 구성되었다.
저자
폴 오스터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14.12.20

 

 

 
빵굽는 타자기
미국 문학의 사실주의적 경향과 신비주의적 전통을 포용하면서 기적과 상실, 고독과 열광의 이야기를 전광석화 같은 언어로 표출하는 작가- 폴 오스터. 그의 자서전적 소설로, 그의 문학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태동되었는가, 뉴욕과 파리의 거리에서 한적한 시골길에 이르기까지, 그가 적어가는 흥미진진한 모함과 만남들은 신랄하면서도 코믹하다. 양장본.
저자
폴 오스터
출판
열린책들
출판일
2008.04.20

 

 

폴 오스터는 소설도 많이 썼지만 에세이도 많이 썼다.

 

 

 
글쓰기를 말하다
『글쓰기를 말하다, 폴 오스터와의 대화』는 오스터의 주요 작품들 거의 모두를 소개하는 인터뷰 모음집이다. 인터뷰 모음집임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성장소설을 읽는 듯한 감동이 있으며, 글쓰기에 대해 궁금한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작가 초년병 시절에 겪었던 신산한 삶, 위기의 순간을 겪어내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존재를 정확하게 발견하게 되는 경험을 했던 오스터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상처 입은 영혼의 소유자, 글쓰기 외에 다른 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무능력자라고 말하는 폴 오스터의 삶을 추적한다.
저자
폴 오스터
출판
인간사랑
출판일
2014.08.27

 

그중 대표적인 것은 글쓰기를 말하다.

 

폴 오스터를 추모하며 그의 책을 다시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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