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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해석

#58. 부잣집 아이 - 스콧 피츠 제럴드. 서평(리뷰) 및 해석

by 까망북클럽 202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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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피츠제럴드 단편선(현대문화센타 세계고전문학)
스콧 피츠제럴드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모은 단편선. 1920년대 미국의 인물들을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그려낸 '재즈 시대의 대변인' 피츠제럴드는 잘 알려진 〈위대한 개츠비〉나 〈밤은 부드러워〉와 같은 장편 못지않게 다양한 단편들을 발표하였다. 이 책에는 그가 쓴 160여 편의 단편들 중에서 표준 텍스트로 인정받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 8편을 엄선하였다. 피츠제럴드의 단편들은 미국 단편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흥미로운 플롯, 매력적인 인물들, 상징과 시적 이미지, 효과적인 은유 구사, 여러 실험적인 기법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특히 삶의 경험들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낸 그의 단편들은 재미있으면서도 가볍지 않고, 대중적이면서도 예술성을 겸비하였다. 이 단편선에 실린 작품들은 '그토록 찬란했지만 어느 한순간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리는 인생의 온갖 희로애락'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인생의 미세한 결을 포착하여, 서정적이고 섬세한 문체로 사랑과 죽음의 드라마를 풀어낸다. 작가의 문학세계와 가치관이 요약되어 있는 피츠제럴드 문학의 정수를 엿볼 수 있다.
저자
스콧 피츠제럴드
출판
현대문화센타
출판일
2008.10.30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근래 오은영 박사가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시절 혹은 성장과정에서 일어난 경험이 현재의 나를 이루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정말 기억을 하지 못할 수도 있고 기억하고 싶지 않을 수 있는 과거의 기억이 한 개인 혹은 하나의 유형을 만들어내는 걸까. 하나의 인간은 과거의 축적이 맞는 걸까.

 

 

 

 

 스콧 피츠제럴드의 부잣집 아이에 나오는 앤슨 헌터는 부유한 집안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다. 앤슨 헌터는 부유한 집안 환경 덕에 어린 시절부터 우리가 쟁취해야 할 만한 것들을 편하게 얻는다. 가령 타인의 공손한 태도라던가 말투. 관심. 노력해만 얻을 수 있는 물질적인 보상 따위다. 앤슨은 언제나 주인공으로 살았기 때문에 본인이 주인공이 되지 못할 상황은 회피하고 무조건적으로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가족의 품을 사랑했다. 앤슨이 청년이 되었을 때도 그는 명석한 두뇌와 집안의 우월함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주인공으로 살았다. 그래선지 그는 연이은 사랑에 실패를 한다. 첫사랑이라고 할만한 폴라와도 그렇고 그 이후 결혼을 할 뻔한 돌리와도 결실을 맺지 못한다.

 

 

 

 

 

 그에게 모든 것은 당연했기에 누군가와 사랑의 결실(결혼)을 맺어야 한다는 조바심이 없었다. 누구든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했고 만약 상대가 자신을 떠난다면 그것은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고 그저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앤슨의 태도는 서른이 되도록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점점 주변 사람은 그와 바뀌어 간다. 앤슨의 주변에서 앤슨을 주인공으로 떠받들어 주던 친구들은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앤슨을 떠난다. 한가로운 주말 전화교환원이 놀랄 정도로 전화 요금이 많이 나와도 어울릴 사람이 하나 없는 앤슨은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변하지 않는다. 그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은 애드너 숙모와 캐리 슬론과의 일이다. 에드너 숙모와 캐리 슬론은 불륜관계다. 둘이 불륜이라는 소문이 돌자 앤슨은 분노하며 둘의 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숙모가 가진 것은 모두 우리 집안 덕분이며 가진 것 하나 없는 숙모를 이정도로 만들어준 것도 다 자기 집안 덕분이라며 힐난한다.

 

 누구 하나 어울려주지 않더라도 언제나 앤슨이 주인공으로 살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족이다. 자신이 무조건 주인공일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이 더럽혀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앤슨은 분노하고 숙모와 캐리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앤슨의 압박에 못 이겨 둘은 죽고 말고 앤슨은 로버트 숙부와도 멀어지며 더 외로워진다. 그런 와중에 앤슨은 변할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 첫사랑인 폴라와의 만남이다. 폴라는 첫 번째 남편과 세 아이를 낳고 지금은 재혼을 해 두 번째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폴라의 집으로 초대받은 앤슨은 어째서 폴라가 자신을 떠났는지에 대해 듣는다. 앤슨은 폴라의 말에 충격을 받지만 결코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부정한다.

 

 

 

 

 

 

 앤슨은 그런 사람이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

그리고 그런 환경이 앤슨도 모르게 어린 시절부터 어떠한 축적을 앤슨안에 차곡차곡 쌓이게 한 것이다. 지금의 앤슨을 만들어 낸 것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도 모르게 주변에 의해, 환경에 의해 누적된 결과물이다. 그는 변할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함에도 변하지 못한다. 인간은 생각보다 쉽게 변할 수 없는 존재다. 그가 결코 변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후반부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회사 임원진들의 권유로 떠난 여행에서 앤슨은 낯선 여성을 만난다. 그 여성과 시간을 보내면서 앤슨은 외롭고 쓸쓸했던 모습을 벗어던지고 자기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반성은 새까맣게 잊은 채 예전처럼 주목받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앤슨을 관찰하는 나라는 인물은 앤슨을 보면서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한다. 

 

 앤슨이라는 사람이 만들어진 것을 단순히 부잣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만 할 순 없다. 그런 단순한 원인보단 책 속의 "나"가 말하는 어떤 약속. 앤슨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시간을 바친 사람들의 영향의 축적도 영향이 있을 것이고 다양한 것들이 영향을 미쳐 만든 종합 산물일 것이다. 이라고 생각한다.  무수히 쌓여온 영향의 축적. 그렇다고 앤슨의 현재가 과거 축적이다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도 후에 앤슨이 할 모든 행동에 책임 회피할 수 있는 근거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다. 인간은 변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분명히 변할 수 있고,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확연히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결국 오늘도 "현재의 나는 과거의 축적인가. 혹은 현재의 나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한 개인인가"라는 논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도돌이표를 찍고 끝낸다.

 

 

스콧 피츠 제럴드 - 부자집 아이 ★★★☆

 

 

나누고 싶은 것들

1. 현재의 나는 과거의 축적인가. 혹은 현재의 나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한 개인인가.

2. 결혼에 대해

3. 결혼은 우정을 잠식할 수밖에 없나.

4. 누군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은?

5. 나의 어린시절

6. 타이밍

7. 자아정체성

8. 결혼하지 않으면 무조건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가.

 

2022 - 작성

2023-01.04 - 1차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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